Posted on April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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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만난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더 이상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찰리 컨트리맨],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인 영화. 장르는 뻔한 로맨틱 코미디. 하지만, 그냥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영화이다. ‘부쿠레슈티’, ‘매즈 미켈슨’, ‘Moby’, ‘M83’, ‘The XX’. 지나치기 힘든 키워드들이 눈에 띈다. 영화에서 적절하게 사용된 음악은 등장인물의 상황을 색칠하고 덧칠하기도 한다. 쉬이 잊히지 않는 [찰리 컨트리맨] 장면들과 사용된 음악을 소개해 본다.


 

영화는 어머니의 부고를 알리는 전화 한 통으로부터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무너진 주인공 찰리에게 어머니의 영혼이 찾아와 말한다. 부쿠레슈티로 떠나라고. 그 길로 찰리는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슬픔으로 아직 마음이 어지러운 찰리의 비행기 옆 좌석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건다. 소음 같던 질문들이 위로로 다가와 마음에 박힐 때 쯤, 남자는 심장마비로 돌연사한다. 이렇게 찰리의 여행은 초입부터 꼬여간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준 남자의 마지막 부탁을 외면할 수가 없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의 딸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를 보자마자 직감한다. 내 운명의 사랑이라고. 그러나 게비는 마피아의 연인으로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점점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 "나랑 걷기만 해도 죽을 수 있다"는 게비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 "죽어야 한다면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는 찰리의 우직함은 영화 내내 한 풀도 꺾이지 않는다. 치기 어린 고백이라고 생각했던 말과 행동들이 진심임을 알아차리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영화는 이 단순한 플롯을 유려하게 끌고 나간다. 러닝타임 내내 잔잔히 깔리는 배경음악에서부터 긴박한 추격전을 더욱 스릴 넘치게 만들어준 Moby의 음악까지, 영화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Christophe Beck & DeadMono

Find Me Tomorrow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이 영화에서 가장 뮤직비디오 같은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 장면이다. 잔잔하게 깔리는 사운드와 사랑에 빠져있는 찰리와 게비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찰리는 게비의 말을 알아들을 순 없지만 그 말이 ‘YES’를 의미한다는 것을 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찰리는 뛰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사랑에 빠진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도 말한다. 역시 같은 생각이다.

 


Moby 
Afterghtcall

<찰리 컨트리맨>의 공식적인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로코를 기대하고 본다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장면이 즐비한다. Moby의 ‘After’가 흘러나오는 이 장면이 특히 그러한데, 찰리와 마피아 부하들의 숨 막히는 추격신은 여타 액션 영화랑 견주어도 비기지 않을 정도로 극한의 긴장을 체험하게 해준다. 또한 기존의 추격신 클리셰를 한번 뒤집었기 때문에 신선하다.

 


The xx 
Stars

찰리와 게비가 서로 간에 갖고 있던 오해와 궁금증을 풀고, 처음으로 마음을 확인할 때 나오는 곡이다. 낮게 흐르는 베이스 소리로 시작되는 음악은 시청자로 하여금 금세 감상에 젖게 만든다. ‘소리의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는 밴드 The xx의 심플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M83
Intro

"We didn't need a story, we didn't need a real world 우린 이야기가 필요하지도, 진짜 세계가 필요하지도 않았어

We just had to keep walking 우린 그저 계속 나아가야만 했지

And we became the stories, we became the places 그리고 우린 이야기로 거듭났고, 장소로 변모했지  

We carry on, carry on 우린 계속 나아가, 계속 나아가  

Follow us, we are one  우릴 따라와, 우린 하나야

The battle's fought, the deed is done 전투는 치러졌고, 일은 마무리됐고

Our silver hum runs deep and strong  우리의 은빛 콧노래는 점점 더 깊어져

Hand to the heart, lips to the horn 심장엔 손을 올리고, 뿔피리엔 입술을 대고

We can save, we can be reborn 우린 구할 수 있어, 다시 태어날 수 있어

Head on my breast, I'll keep you warm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대, 널 따뜻하게 해 줄게"

 

영화의 말미에 흐르는 이 곡은 찰리와 게비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게비는 찰리를 선택한다. 비디오 테잎은 소각되지 않았고, 경찰의 손에 들어갔으며, 둘의 사이를 위협하던 게비의 전 남편이자 무시무시한 마피아 나이젤은 자의적 타살을 당하고, 그의 동료 마피아들도 뿔뿔이 흩어진다. 모든 것이 지나가고, 아침이 온다. 찰리는 운명을 잡고 게비는 그를 놓치지 않는다. 마침내 평화이다. 하지만 영화는 뻔한 해피엔딩으로 마지막을 장식하지 않는다. 찰리와 게비를 가로막는 것들은 이제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둘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멍한 표정은 마치 ‘졸업’(1967)의 주인공들이 결혼식에서 도망쳐 나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지은 표정과 흡사하다. 함박웃음을 짓다가 마침내 자신들의 처지가 이해라도 된 듯,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것과 같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꼭 잡은 두 손과 그들을 비쳐오는 햇살은 현실이니까, 영화 내내 응원했던 둘의 관계가 지속되길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글쓴이: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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