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6년 11월 2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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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Pentaport Rock Festival

기록적인 폭염이 뉴스의 지면을 채웠던 2016년 여름. 뜨겁다 못해 아픈 햇살과 꽉찬 습도가 펜타로 향하는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했지만 한편으론 기대하는 마음으로 송도로 향했다. 락페스티벌이 주는 막연한 설렘을 제외하고도 송도달빛축제공원의 쾌적함, 기대보다 알찬 라인업 등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오전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축제를 전부 다 즐기지는 못했지만 3일 동안 나름대로 알차게 즐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펜타포트 리뷰는 3일 간의 기록과 소소한 소회들로 채워볼까 한다.

Day 1

첫 스테이지인 거츠의 무대가 11시40분이었던 걸 감안하면 조금 늦은 시간인 2시쯤 송도에 도착했다. 햇빛은 너무 뜨거웠고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늘이 있는 드림스테이지로 대피했지만 그곳도 푹푹 찌기는 마찬가지였다. 몸이 아플정도로 고통스러운 폭염 속에서 Say Yes Dog라는 베를린 출신의 3인조 밴드는 나에게 의외의 발견이었다. 마치 독일의 어느 지하 클럽에 와있는듯한 무드를 만들어주었고 그 스테이지를 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땡볕 아래서 그들의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 이후 럭스, 메써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진을 빼놓았다.

거의 탈진 직전의 상태에서 나와 일행들은 자연스럽게 음식냄새가 나는 곳으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펜타포트의 숨겨진 헤드라이너, 그 유명한 김치말이국수를 영접했다.

김치말이국수에 대해선 가타부타 다른 말을 하지 않는 대신 셋째날 밴드 디어클라우드가 했던 ‘김치말이국수만큼만 잘하고 싶다.’라는 다짐을 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그 후 ‘교포밴드' Run River North를 보고, 트와이스 사나의 팬이라며 샤샤샤를 외치던 일본밴드 The Oral Cigarettes의 무대를 보고 난 후 넬의 무대를 기다렸다.

해는 조금씩 지고 있었고 불어오는 바람이 대낮의 열기를 식히며 넬을 맞이했다. 이번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주하는 그들은 나에게 단연코 첫째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십년의 세월이 훌쩍 넘은 곡들부터 가장 최근에 발매한 노래까지 너무 멋지게 그리고 완벽하게 연주했고 석양이 지고 달이 뜰 때까지 이어진 공연은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을 그림이었다.

사실 그 이후 스웨이드의 공연은 미리 꽃가마를 예약하지 못한 불찰로 3-4곡을 보고 나서야했지만 들리는 소문으로 굉장히 웻하고 섹시한 공연이었다고 한다. 그날의 덥고 습했던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감사함을 느꼈다고…

Day 2

둘째날은 첫째날의 여파로 조금 더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라이프앤타임이 나에겐 둘째날의 포문을 연 밴드였는데 드림스테이지를 꽉 채운 인파와 뜨거운 열기, 환호에 화답하는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다. 밴드와 관객들이 뿜어낸 뜨거움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날씨가 더워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이프앤타임 딱 한 팀을 보고 나가떨어져서는 다른 스테이지를 보지 못하고 파라솔 아래서 맥주를 마셨다. 땀을 충분히 식히고 나서는 기대했던 At the drive-in의 무대를 보았는데 역시나 ATDI 선배님들은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앰프를 엎고 4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들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붓는 느낌이었다. ATDI 같은 멋진 밴드에게 4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준 펜타포트를 원망도 했지만 한 편으론 그들을 펜타포트에서 나의 두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Grouplove의 무대는 내가 둘째날 가장 기대했던 무대였고 또 만족스러운 무대이기도 했다. 특히 공전의 히트곡인 Tongue Tied를 라이브로 들었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고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무대였다. 그날 그 무대가 너무 좋아서 함께 봤던 친구와 집에 도착할 때까지 Tongue Tied의 멜로디를 따라불렀다고 한다.

셋째날의 헤드라이너였던 Weezer의 무대는 기대했던 것보다 평이했다. Weezer라는 밴드가 아니었다면 너무 심심했을 무대였고 사운드도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Rivers Cuomo의 유창한(?) 한국말과 지난 내한 때보다 더 나아진 발음으로 부르는 ‘먼지가 되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Day 3

셋째날엔 둘째날보다 더 늦게 도착했다. 여전히 뜨거운 날씨에 도착하자마자 무대 보러가지 않고 김치말이국수를 먹으러 향했지만… 충격적이게도 김치말이국수가 아예 품절이 되어서 팔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영원한 헤드라이너인 김말국이 품절이라는 소식에 나라를 잃은 듯 했지만 일단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음식과 맥주를 흡입하고는 디어클라우드를 보러 향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김치말이국수만큼 잘하자'라는 다짐을 했던 디어클라우드의 무대는 실제로 김치말이국수만큼 시원했으며 충분히 멋있었다. 특히 Hozier의 Take Me To Church를 커버할 때는 흔히들 말하는 심쿵(!)을 경험했다.

The Koxx의 무대는 셋째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신나는 무대였다. 햇수로 결성 8년차인 그들은 이제 수많은 관객들을 휘어잡고 부릴 수 있는 멋진 밴드가 되어 있었고 아직도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닌 우리 세대의 멋진 밴드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었다.

쌍문영화동아리(Two Door Cinema Club)의 무대는 기대한 만큼 좋았고 멋있었지만 사실 나의 기대는 다음 드림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인 The Vaccines에 쏠려있었다. 2011년에 나왔던 앨범 ‘What Did You Expect From The Vaccines’를 정말 좋아했고 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거의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나에게 The Vaccines의 무대는 그날 모든 무대를 통틀어서 최고의 무대였고 ‘If You Wanna’와 ‘Post Break-Up Sex’를 연주할 땐 그날 김치말이국수를 먹지 못했다는 아쉬움마저 잊어버렸다.

Panic! At The Disco의 무대는 3일 간의 헤드라이너 무대 중 가장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사운드도 다른 날에 비해 아주 좋았으며 Brendon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3일 동안의 축제 펜타포트를 마무리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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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사이트 : http://www.pentaportr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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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
영어 번역: 노송희
편집: 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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