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4년 12월 24일 (수)

인터뷰

두리반과 홍대 음악 신에 관한 훌륭한 다큐멘터리 ‘파티 51’의 감독 정용택은 3년 동안 눌러 앉아 그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완벽하게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그는 ‘Broke in Korea’ (http://daehanmindecline.com)를 운영하는 두인디의 멋진 친구 존 던바와 함께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가 뭐라고 했는지 이곳에서 확인하세요.:

# 두리반 이야기는 홍대가 어떻게 이웃으로 변모해나가는지에 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감독이 아주 잘 포착해 낸 점이 인상적이다. 언제 당신이 두리반의 상황을 다큐멘터리에 담고자 결정했는지 또한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달라.

정용택 : 2010년 쯤 내가 살고 있는 연남동을 차이나타운으로 재개발하려는 오세훈 시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그래서 동네 길 건너편에 있던 두리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포털 다음(Daum)에 있는 두리반 카페에서 자료를 보다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한받이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촬영을 하러 가게 되었다. 촬영을 하러 간 첫날 한받이 '홍대에서 밀려나는 철거민의 처지와 홍대에서 밀려나는 음악가들의 처지가 같다'라고 발언하는 것을 듣고, 음악다큐멘터리로 만들만한 이야기라고 판단되어 기획하게 되었다.

# 혹시 그전에도 철거와 관련된 정치적 일에 연관된 경험이 있는가?

정용택 :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진보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일을 했었다. 당시 참세상방송국이라고 했었는데 노동, 농민, 철거민 등 여러 가지 사회운동에 관한 영상을 만들었고 철거민들 영상을 촬영한 적이 있다. 봉천동 철거대책위에서는 나한테 같이 살자고 할 정도로 유대관계가 생겼었는데, 나중에 전철연이란 조직이 너무 폐쇄적이고 전철연 조직을 따르지 않는 철거지역은 용역들의 폭력으로부터 방치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끊게 되었었다.

# 당신이 촬영한 단편선, 밤섬해적단, 하헌진, 불길한 저음 등에 대해 가진 솔직한 견해가 궁금하다. 당신은 정말 그들의 모든 음악을 즐기는가? 이들 중에 특히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다면?

정용택 : 처음에는 컬쳐쇼크였지만 촬영을 거듭하면서 좋아하게 되었다. 일단 이 영화의 스토리를 끌어가는 투톱은 야마가타 트윅스터와 밤섬해적단이라고 생각한다. 하헌진은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음악장르가 주류로 갈 수 있는 장르며 또한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연출자의 눈길을 끌었고, 그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지 지켜보는 즐거움을 준 뮤지션이였다.

박다함은 ‘노이즈'라는 한국에서 6명만이 한다는 희귀한 음악을 하는데, 따라서 그의 음악에 빠지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온 박다함이 내게 인생 상담 비슷한 걸 많이 해와서 친해진 경우다.

단편선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할래? 음악할래?'를 대표하는 뮤지션이 되어버려서, 영화의 큰 주제와는 결이 다르게 가면서 영화에서 비중이 좀 줄어들었다. 나는 단편선의 1집에 나오는 음악들을 좋아하고 영화에도 당시 음악을 비중있게 넣었다. 소외된 자들을 코믹하고도 슬프게 묘사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음악가였는데, 자립조합이 주목 받고 사회운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가사가 관념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음악만해서 먹고 살겠다는, 음악가들의 희망 사항이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이상을 대변하고 있고, 밤섬해적단은 조롱과 저항으로 점철된 가사나 만담과는 달리 냉철한 현실 인식을 하는 편이다. 인디음악으로 주류시장에 편입해서 먹고 살려면 홍대 거리 숍에서 음악이 흘러나와야 하는데 자신들의 음악이 그런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으며,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하겠다는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촬영 초기에 밤섬해적단을 주인공 급으로 촬영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주인공이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다른 음악가들은 음악만으로 먹고 살겠다고 하는데 밤섬해적단은 다른 이야기를 해서 쉽게 설명하기 힘든 시기가 있었다.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반복되는 비트와 가사로 어떤 장소나 어떤 사람이나 상관없이 관객을 열광으로 몰아가는 주술사적인 능력을 가진 한국 음악계의 희귀한 존재다.

밤섬해적단은 한국사회의 좌, 우를 가리지 않고 낡거나 구린 것들에 대해 빠른 비트에 촌철살인의 조롱을 담아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일베의 조롱이 대상에 대한 증오에 그친다면 밤섬해적단의 조롱은 단순 증오나 조롱을 넘어서 그 너머를 생각게 하는 힘이 있다.

# 영화를 보면 최저임금집회에서 노동활동가들이 자립 밴드들의 공연을 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장면이 많다. 전반적으로 두리반과 자립에서의 활동과 노력들이 그들이 정치적 동맹을 가진 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용인이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정용택 : 최저임금 집회는 자립밴드와 노동 운동가들이 처음 만난 자리였고 서로 만났을 때 충격을 완화시켜줄 장치가 없었다. 한국노동운동문화는 보수문화계층 보다 더 정체되어있고 20년 가까이 변하지 않고 있던 상태였는데, 새로운 문화를 처음 접하면서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최근에는 야마가타가 집회공연을 많이 하면서 익숙해진 사람들도 생겼다고 하지만 민주노총 문화가 바뀌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립밴드들의 음악에 지지를 보낸 사람들은 주로 두리반에 찾아온 잉여들, 10대부터 20대 사이의 학생들이나 불안정안 직업이 없는 친구들이였다. 메이데이 같은 기존 노동운동이 하는 집회에는 안가지만 자신들의 문제는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자립밴드들을 운동권 집회에서 활용하려고 했던 일부 정치세력의 목표는 실패했었다.

# 두리반의 결말로 영화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뮤지션에게 집중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두리반의 승리와 깨끗한 해피엔딩으로 영화를 끝내는 편이 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뮤지션들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전환되었는지, 또 얼마나 그들 곁에서 촬영한 기간을 거쳤는지도 알려달라.

정용택 : 처음부터 두리반의 결말 보다는 뮤지션들의 자립, 예술노동, 음악가들이 홍대라는 장소에서 처한 현실에 무게가 쏠려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두리반이란 장소의 중요성은 음악가들을 통해 드러났다. 두리반이란 임대료가 없는 농성장이 만들어져서 그곳에서 음악가들이 일 년 넘게 공연과 합주를 지속하면서 성장하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떠한 공간을 오래 유지하면서 그 안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무엇인가를 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되며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리반이 승리한 것은 아주 놀랍고 좋은 일이였고 해피엔딩이었지만, 이후 음악가들의 활동을 통해 자본주의에서 예외적인 공간이였던 두리반 같은 장소들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힘든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2년 정도 집중적으로 촬영했고 전체 촬영기간은 3년 정도 걸렸다.

# 편집을 하면서 영상에 담기지 못한 많은 장면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것들 중 어떤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지?

정용택 : 자립밴드들의 대구, 부산 투어 장면, 두리반 뒤편 공터에 두리반을 지키기 위해 지율스님의 컨테이너가 들어오던 장면, 한국작가회의에서 마포경찰서로 항의하러 가던 장면 등은 상당히 힘이 있는 장면들이였지만 매끄러운 편집을 위해 빠졌고, 그밖에 수많은 공연이 들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전주영화제에서 상영했던 125분 버전을 극장판 101분 버전으로 줄이면서 공연 장면이 짧아져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 박정근은 트위터에 농담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던 적이 있다. 경찰은 그가 두리반에서 활동한 일련의 일 등 그의 많은 불온적인 행동을 체포 근거로 삼았다. 당신도 그 곳에서의 활동으로 경찰에 조사를 받거나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가? 우리가 만약 블랙리스트에 들어간다면 얼마나 걱정을 해야할까?

정용택 : 경찰의 조사나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블랙리스트에 올라갔을 때 정치적으로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일은 없다. 다만 먹고 사는 일에 지장을 준다면 곤란하겠지.

# 두리반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어떤 감정이 들었는가?

정용택 : 두리반은 한국자본주의에서 우연히 생긴 유토피아 같은 곳이었고, 다시 만들어지기 힘든 공간이다. 그 곳에서의 한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다시 그런 시절을 만나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 것들 때문에 울컥했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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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인터뷰 진행자 : Jon Dunbar (http://daehanmindecline.com)
번역: 패트릭 / 임도연 / 나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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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꼭 보러 가시고 더불어 두인디의 알렉스가 쓴 두리반과 51+에 관한 자립음악생산조합 글도 읽어보세요. : http://www.doindie.co.kr/posts/creating-independent-culture

영화 파티51 서울 및 지역 개봉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별적인 영화관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신 다음 상영 시간을 확인하세요) :

--> 서울 <--

--> 지역 <--

--> 영화 상영 후 공연 및 GV 일정입니다 <--

  • 12/11(목) 19:30 상영 후 @CGV 신촌아트레온: 김중혁 소설가, 박다함, 정용택 감독 참석
  • 12/13(토) 15:15 상영 후 @상상마당 시네마: 고건혁 대표, 정용택 감독, 하헌진 참석(공연 예정)
  • 12/18(목) 19:30 상영 후 @인디스페이스: 심보선 시인, 정용택 감독, 회기동 단편선(공연 예정) 참석
  • 12/19(금) 19:00 상영 후 @강릉신영극장: 정용택 감독, 하헌진씨(공연 예정) 참석
  • 12/20(토) 17:10 상영 후 @인디스페이스: 박해천 디자인 연구자, 밤섬해적단 권만만, 정용택 감독 참석
  • 12/22(월) 20:00 상영 후 @상상마당 시네마: 김경주 시인, 정용택 감독,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공연 예정) 참석
  • 12/23(화) 19:30 상영 후 @인디플러스: 송경동 시인, 유채림 소설가(두리반), 정용택 감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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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들을 따라가 확인하세요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party51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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