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5년 02월 02일 (월)

인터뷰

# ‘러브엑스테레오’라는 밴드 이름에 숨겨진 뜻은 뭔가요? 어떻게 만들었어요?

토비 : 이름에 처음부터 크게 의미부여한 건 아니예요. 제가 예전에 ‘스테레오 시티(Stereo city)’라는 펑크락 레이블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스테레오를 따왔구요. 카디건즈(Cardigans)의 노래 ‘Love fool’을 듣다가 ‘Love Stereo’라는 이름으로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비슷한 이름이 있으면 안되니까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호주에 얼터네이티브 음악을 하는 팀이 있더라고요. 활동은 잘 안하던데 그래도 그냥 가져다 쓰기 그래서 가운데에 교차한다는 의미로 X를 붙이면 재밌겠다해서 만들어진 이름이예요.

애니 : 만들 땐 없었지만 이후에 갖다 붙힌 밴드 이름에 대한 의미는 ‘사랑은 쌍방향’이예요. 사랑은 교차한다는 의미로.

# 러브엑스테레오 전에 스케이트 펑크 밴드 ‘스크류 어택'을 했잖아요. 스케이트 펑크에서 일렉트로닉으로의 장르 변화에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러브엑스테레오를 만들었어요?

토비 : 저는 사실 90년대에 홍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어요. 펑크 밴드를 길게 했는데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저랑 생각이 좀 달랐어요. 저는 좀 프로패셔널하게 음악으로 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그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던거죠. 결국 멤버들 다 떠나보내고 저 혼자 남게됐어요. 계속 일이 잘 안 풀려서 어찌어찌하다 한국에서의 음악 생활을 접고 캐나다로 넘어가려고 했어요. 그 시점에 우연찮게 지인이랑 일산에서 술을 먹게 됐는데, 지금까지 오랫동안 했는데 아깝지 않냐면서 사람을 소개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만난 형이랑 상업적인 팝펑크를 해보자고 해서 다시 멤버를 모았고, 친구의 친구를 통해 당시 가수활동 준비 중이던 애니를 소개 받았어요. 제가 원하는 보이스를 딱 찾은거죠. 얼마 안되서 레이블과 계약하고 정규 앨범도 냈지만 거의 활동도 못하고 3년 만에 접게 됐어요. 그렇게 끝나고 나니까 정말 지겹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펑크가 아닌 다른 재밌는 것을 해보자 싶었어요. 우리가 90년대 스타일의 일렉트로나 '뉴오더(New order)' 같은 음악 좋아하니까 그런 걸 하면 좋겠다. 또 이왕 할거면 한국에서보다 외국 나가서 할 수 있는 걸 하자 싶었구요. 왜냐면 애니가 어릴 적부터 LA에 살아서 영어를 완벽히 구사할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애니를 만난 게 저한테는 또 하나의 음악하는 계기가 됐어요. 제가 정말 필요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되게 운이 좋았죠. 그때부터 꾸준히 계속 곡 작업과 음악을 하며 계속 활동 중이예요.

# 음악을 시작하도록 영감을 준 사람이 있다면? 또한 근래 러브엑스테레오의 음악에 영감을 주는 이는 누구예요?

애니 : 저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면서 듣고 자란 음악이 정말 많기 때문에 한 명을 딱 집어 이야기하기가 되게 어려워요. 그래도 굳이 한 명을 뽑자면 제가 보컬리스트로서 너무 좋아했던 분은 신디 로퍼였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나이가 많아봐야 겨우 3~5살인데 유치원에 가면 신디 로퍼가 낫네, 칼리 미노그가 낫네, 아니면 마돈나가 낫네 하면서 애들끼리 싸웠어요. LA라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 애들이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은 기억 못해도 마이클 잭슨은 다 알았거든요. 그 정도로 팝 컬쳐가 왕성하던 시기에 자랐기 때문에 좋아하던 아티스트도 많고 영향받은 아티스트도 많은 것 같아요.

토비 : 글쎄요. 어렸을 때 듣던 가요까지 포함하면 정말 많은데 사실 그게 제가 음악하는데 영향을 주진 않았어요. 고등학교 올라갔을 때 카세트 테이프로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기타를 배우고 싶어 갔던 학원에서 만난 형들이 메탈리카나 오지 오스본, 퀸 등을 들어보라고 소개해줬어요. 그래서 아직도 헤비메탈에 대한 향수가 있고 지금도 찾아 들어요. 그때 그 형들이랑 밴드를 시작했어요.

애니 : 사실 러브엑스테레오 음악은 90년대 일렉트로와 얼터네이티브 그리고 펑크의 영향을 받았어요. 새 밴드를 구상할 때 서로 뭘 좋아하는지 이야기해봤더니 얼터네이티브 쪽에 대한 공통점이 있어 거기서 출발했죠.

# 2014년에 러브엑스테레오는 수차례 수상을 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죠. 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 K-루키즈 파이널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고 Culture Collide가 선정한 3대 인터네셔널 아티스트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이들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수상은 뭐예요? 이유가 뭔가요?

애니 : 사실 아직까지 받은 상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모르겠어요. 그때 파이널 때도 ‘음.. 그래 감사합니다’ 그랬지 꼭 받아야 된다고 욕심부리고 그런 적은 없어요. 아마 못 받았어도 그러려니 했을 것 같아요.

토비 : 주신 분들이 들으면 서운하실 수도 있는데.. 뭐 그래도 들으면 아마 이해하실 거예요. 케이루키에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어요. 앨범이라던지 해외투어지원 해준다던지 그게 맘에 들어 지원한거지, 특별히 상을 받고 싶거나 그랬던 적은 없어요. 그리고 사실 또 우리가 루키라고 하기에는 연식이나 활동이 오래되기도 했고.

# 새 노래를 만들 때 어떤 식으로 해요? 음악부터 만들어요? 아니면 가사부터 생각해요? 멤버 중 작사/작곡 전담이 따로 있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작업인가요?

애니 : 거의 공동작업인 것 같아요.

토비 : 가사는 거의 애니가 담당해요. 그리고 저는 곡을 항상 만들어요. 계속 만들다 뭔가 괜찮은게 나오면 ‘이런 것 만들었는데’라면서 들려주죠. 예전에는 기타나 베이스로 리프를 만들어서 진행했는데 요즘에는 신디사이저나 같은 걸 많이 이용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어요. 더 좋은 점은 스케일이 아주 넓어졌다는거예요. 이런저런 악기를 많이 쓰고 사운드적인 요소에 더욱 치중하게 됐어요.

# 이번 2월에 열심히 작업한 새 EP앨범을 발매하죠. 데뷔 EP였던 <Off The Grid>와 첫 풀 앨범 <Glow>의 뒤를 잇는 세번째 앨범입니다. 새 앨범 작업 과정을 살짝 이야기 해주실래요?

애니 : 듀오로 전환을 하고 2014년을 지나오면서 이제서야 저희 사운드를 좀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에 냈던 앨범들도 나쁘다는 의미는 아닌데 그래도 보다 실험적인 의미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쓰는 악기들도 좀 확실해졌고, 어떤 식으로 곡을 어레인지하는 지 가닥이 잡혔고, 색깔도 잡힌 것 같아요.

# 앨범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애니 : 일단은 시간적인 부분에서 제약이 있었어요. 콘텐츠진흥원 케이루키즈 수상을 하면서 부수적인 제작지원을 받았는데 그게 기간 제한이 있어요.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저흰 또 앨범을 막 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거 옛날에 작업했던 것을 다시 정리한 것과,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신곡들을 함께 앨범에 넣었어요. 시간적인 것을 제외하면 괜찮긴한데... 모르겠어요. 너무 스트레스가 많아요. (웃음) 그리고 이번 앨범은 2015년의 시작일 뿐이예요.

토비 : 또 하나가 나올 거예요. 케이루키 앨범 전에 준비했던 앨범이 있었거든요. 그것도 거의 끝났어요. 이번 앨범은 그 전에 작업했던 것과는 별개로 진행된거지만 둘 사이에 연관성은 있어요.

애니 : 가사나 분위기적으로 연관성이 있어요. 그래서 앨범을 파트1, 파트2로 했어요. 앨범 제목이 <We Love We Leave>인데 그게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이름이에요. 요번 파트1 앨범은 되게 사랑스러운 앨범이 되는거고요. 아마 그 다음에 나올 앨범은 좀 어두운 앨범이 될 것 같아요.

# 지난해 아드리안 홀(Adrian Hall)을 초청해 국내 아티스트 앨범 작업을 지원하는 KT&G의 ‘아트 오브 레코딩’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잖아요. 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알리샤 키스, 블랙 아이드 피스, 샤키라 등과 작업했던 유명 엔지니어죠. 그와 함께 하는 춘천에서의 레코딩 작업 과정과 그 결과물은 어땠나요?

애니 : 그때 저희가 상상마당 춘천에서 4박 5일 동안 있으면서 4일간 녹음을 진행했어요. 그때 토비가 자기 SNS에다가 ‘꿈꾸다 온 것 같다’고 썼어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진짜 꿈꾸다 온 것 같았어요.

토비 : 저희가 바래왔던 것, 항상 녹음하면서 이랬으면 좋겠다 싶었던 것을 다 했어요. 저희가 듣고 자라고 영향받고 하물며 되고싶어하는 아티스트가 있다고 하면 그 사운드에 굉장히 근접하게 나왔어요. 국내 사운드 엔지니어의 수준이 낮다라고 폄하하는게 아니고 정말 잘하지만 한국은 한국만의 스타일이 딱 있어요. 근데 사실 저희가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예요. 아드리안 홀은 워낙에 유명한 엔지니어고 되게 유명한 아티스트들하고 작업을 많이 했거든요. 그분 색채가 정말로 강한데 그게 저희한테 잘 맞고 진짜 좋았어요.

애니 : 그분하고 저희하고 궁합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의외로 나이가 좀 젊더라구요. 75년생이셔서 좋아하던 음악이 서로 되게 비슷해요. 그래서 대화도 잘됐어요. 5곡 작업을 했는데 그게 올해 안에 나올 파트2 앨범에 실릴 거예요.

# 어떤 노래 가사를 주로 쓰는 걸 좋아하나요? 작사 작업할 때 특별히 영감을 주는 것이 있나요? 음악에 담고자 하는 특별한 메세지가 있어요?

애니 : 특별한 메세지가 있기보다는 저희가 그 당시 느꼈던 것들을 풀어내는 식이예요. 대부분의 내용은 다 사는 것 아니면 죽는 것에 대한 내용이예요. 보통은.

토비 : 사실 요즘 좀 흉흉하잖아요. 뉴스도 그렇고. 그런 소식들이 들려오니까 거기에 영향을 안 받을수는 없잖아요.

애니 : 보통은 신문기사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아 뭐래 이거!!’ 막 이러면서. 현실적인 가사를 많이 쓰는 편이지만 직설적으로 쓰는 걸 별로 안좋아해요. 은유하는 걸 좋아해서. 약간 두리뭉술한 표현이긴 하지만 어떤 가치관이 들어있는 가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새 앨범에 특별한 의미가 담긴 가사가 있나요? 이번에 실릴 곡 중에.

애니 : ‘We Love We Leave’가 그럴 것 같은데 그거는 진짜 가사가 심플해요. 정말 단어도 몇 개 없는 것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 되게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어요. 저희가 생각하는 가치관이 담긴 노래예요.

# 러브엑스테레오는 지난 몇년 동안 북미투어를 여러차례 했어요. SXSW 페스티벌, culture collide, CMJ 뮤직 마라톤은 물론이고 한국 투어 에이젼시인 Seoulsonic과 함께 작은 공연들도 벌였죠. 이런 경험들이 밴드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한국에서 공연할 때와 다른 점은 뭐예요?

애니 : 짧은 것과 긴 것을 합쳐 지금까지 3번 투어를 했는데 저희가 주제파악하는데 되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물론 고생도 많았고 저희가 잘한 점도 못한 점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봤을 때에는 음악적으로 얼마나 성장을 해야하는지 그런 기준점을 확실하게 제시해준 것 같아요. 우리 곡의 수준과 공연하는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그것을 알게 된 것이 정말 좋았죠.

토비 : 해외 나가서 보면 한국 밴드들이 정말 실력이 좋고 잘해요. 그런데 미국에 가서 부족한 점을 알았어요. 거기서 굉장히 중요시하는 것은 스타일이예요. 밴드만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있어야하는데 한국 팀들은 그게 잘 없다라고 느꼈어요.

애니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그게 좀 확실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해외 공연이 한국 공연과 다른 게 있다면은 반응이예요. 외국에서 공연하면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특히 머천다이즈 판매에서 티가 확 나는데 공연을 한번 하면 진짜 다 팔수 있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피드백이 오고하는 게 한국이랑은 굉장히 다르더라구요.

토비 : 그리고 음악관계자에 있는 분들이 피드백을 주세요. ‘너네 공연 되게 좋았어. 근데 이게 좀 아쉬워. 이런 부분을 좀 더 하면 좋을 것 같아.’라면서요. 그게 아주 좋았고 정말 많이 배웠어요. 처음 투어 때 46일 동안 했거든요. 진짜 힘들었어요. 되게 거지같은 모텔에서 엄청 잤거든요.

애니 : 정말 거지 같았어.

토비 : 원래 그러면 안되는데 더블베드 있는데에서 다섯명이 자고 그랬어요. 가끔 가다가 모텔 매니저가 눈치채고 전화해요. ‘너네 다섯명이지!' 그러면 아니라고 하고, 그 사람 오기 전에 도망가고 했어요. 걸리면 쫓겨나니까요. 그런데도 숙박비가 생각보다 비싸서 어쩔 수 없었어요. 모텔 식스 같은 가장 싼곳도 오래 있으면 비싸더라구요. 뉴욕 맨하탄은 진짜 비싸요. 되게 이상한데서 자고 그랬는데. CMJ 때는 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을 해줘서 호텔에서 잤어요. 아! 그리고 주차티켓도 엄청 끊었어요.

애니 : 아 맞아. 그때! 아 너무 짜증나.

토비 : 티켓만 한 600달러 끊었어요.

애니 : 좀 잘 알고 갔었어야 되는데.. 요령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토비 : 거기 보면은 주차할 때 보면은 언제부터 몇시까진 되고 어디는 안되고 그런게 다 있잖아요. 근데 그런 걸 잘 몰랐어요. 또 미국은 경찰들이 블럭마다 다 있어요. 돌아다니면서 계속 끊는거예요. 밤에도 다 끊더라구요. 진짜.

애니 : 심지어 주차를 해도 곳이라고 해서 차를 세웠는데 그 다음날 가보니까 그 앞에 집주인이 맘에 안든다고 신고를 한거예요. 그래서 또 끊었어요. 원래 거기 가능한 곳인데.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토비 : 미국이 정말 심하더라구요. 그리고 톨비도 엄청 비싸요. 거의 100만원 날린 것 같아요.

애니 : 그렇게 46일간 투어를 한 다음에 '아 다시는 이런 투어를 하면 안되겠구나!.' (전원 웃음) 이제 요령이 생겼어요.

# 제일 인상 깊었던 도시 있어요?

애니 : 뉴욕?!

토비 : 네 뉴욕이 제일 좋았어요. LA도 가보고 샌프란시스코도 가봤는데. 아 샌프란시스코도 좋았어요.

애니 : 근데 솔직히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디트로이트였던 것 같아요.

토비 : 아 맞아!

애니 : 왜냐면 진짜 정말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 그 음산함은.

토비 : 그 도시가 망했잖아요. 드라마 워킹데드 보셨어요? 워킹데드 촬영한 곳이 디트로이트예요. 진짜 거기가 그래요. 근데 거기가 망한지 오래됐잖아요. 되게 재밌는게 그 뒤로 좀 바뀌었어요. 돈 없고 젊은 아티스트가 되게 많이 몰렸더라구요. 아티스트들이 영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도시 같아요.

애니 : 제가 알기로는 그 도시가 원래는 몇천만명이 이상이 살 수 있는 도시인데 지금 4분의 1밖에 안 산대요. 그니까 보면은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인셉션 보면은 꿈에 꿈에 들어가면 걔네가 지어 놓은 건물들이 있고 아무도 안 살잖아요. 약간 그런 느낌이예요.

토비 : 사람이 낮에 보통 2시 정도면 사람이 많잖아요. 근데 없어요. 건물은 다 되게 큰데 길거리에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거기에 모노레일도 있거든요. 근데 한쪽 방향만 다녀요. 치안이 많이 안 좋아요. 밤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말라길래 밤에는 잠만 잤어요. 그래도 가볼만한 곳 같아요.

# 한국 인디와 케이팝은 종종 해외 공연에서 같이 엮여서 소개되곤 해요. 예를 들어 SXSW 페스티발에서 몇몇 한국 인디 밴드가 ‘케이팝 나이트’라는 이름으로 몇몇 유명 한국 케이팝 아티스트들과 같은 무대에 섰어요. 이것이 케이팝 한류의 등에 엎혀가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인디의 운명인 것 같나요? 아니면 인디가 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애니 : 저는 사실 되게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저희가 해외로 나가게 된 계기들 중에 하나가 싸이가 커요. 솔직히 그거를 인정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어요. 2012년에 싸이가 한국음악의 물꼬를 터주니까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이 오더라구요. 옛날에는 그런 게 없었다고 치면 지금은 한국이라고 하면 되게 그게 뭐가됐든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코리아 인디랑 케이팝이랑 관련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것 같고 또한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고도 생각해요. 왜냐면 케이팝을 찾아 듣는 마니아층이 생기잖아요. 지금 빌보드 차트에서 케이팝 차트가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이팝도 없는데 케이팝 차트가 있는거는…

토비 : 근데 그거 지금도 있나?

애니 : 있어. 공신력은 없는데. 하하. 있긴 있어. 케이팝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은 케이팝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한국을 좋아하는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뭘 하든 서포트를 해주는 분들이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아요. 그리고 아까 한국 인디 음악이 홀로서기가 가능하냐고 물어봤잖아요. 그거는 경쟁력 있는 음악을 만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코리아 인디가 됐건 러시아 인디가 됐건 똑같은 것 같아요.

# 애니씨 다음번엔 무슨 색으로 머리를 바꿀거예요?

애니 : 모르겠어요. 하하. 초록색 한번 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안할 것 같아요. 초록색 아니면 보라색. 원래 핑크를 하고 싶었는데 그거하면 유지하기 위해 미용실을 자주 왔다갔다 해야한대요.

# 어째서 토비씨는 염색을 하지 않나요?

토비 : 펑크 음악할 땐 많이 했어요. 펑크락 스타일을 좋아해서 호피도 하고 노란 머리도 많이 하고 다 했었어요. 근데 나이 먹고 사실 관리하기도 귀찮고 또 머리를 기르면 사람들이 지저분하다면서 다 싫어하더라구요. 또 어릴 때는 스케이트 보드를 많이 탔거든요. 보드 타는 애들 특징이 모자를 많이 써요. 그것이 버릇이 되기도했고 따로 머리 관리를 하기도 귀찮아서 요즘은 안해요.

(c) Manchul Kim Photography

# 음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과 가장 나빴던 순간을 이야기 해주세요. 밴드로서도 개인적으로도.

애니 : 아직 제일 좋았던 순간은 안 온 것 같은데..

토비 : 맞아. 언젠가는 오겠죠? 지금 그나마 제일 좋았던 것은 투어했을 때요. 그거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진짜로 좋았어요.

# 나빴던 순간은?

애니 : 그것은 너무 많아서.

(일동 웃음)

토비 : 지금도 그닥 좋지는 않아요. 좋아지려고 노력은 하는데.

# 토비씨는 장비를 정말 많이 수집하잖아요. 마음 속으로 정해놓은 어떤 최종 목표가 있어요? 아니면 그냥 모으는 건가요?

토비 : 수집한다기보단.. 그냥 어떻게하면 좀 더 좋은 소리를 낼까 항상 고민을 해요. 저는 일단 그걸 하나의 공부라고 생각해요. 써보고 안 맞으면 바꾸고. 그러면서 사운드에 잘 맞는 게 있으면 계속 같이 쓰는, 사실 그런게 목적이기 때문에 수집이라기보단 그냥 필요에 의해서예요. 일단 누가 이거 좋다던데, 괜찮다던데라고 하면 한번 써볼까 하는거죠. 근데 애들이 보기에는 좀 장비 모아가지고 장사하는 것처럼..

애니 : 근데 그렇게 보이기도 해. 가끔. 하하

토비 : 제가 전에 악기 판매점에서 일을 했어요. 국내에서는 좀 유명한 온라인 쇼핑몰이었는데 미디장비나 레코드장비 담당을 제가 했어요. 장비에 대해서는 사실 좋아하는 면도 있고 제가 음악을 하니까 새로운 게 나오면 그런 것 있잖아요. 아이폰7이 나오면 안 사겠어요? 갖고 싶잖아요. 그런거죠 뭐. 항상 문제는 돈이 없으니까 그 수준에 맞춰 쓰는거죠.

애니 : 돈이 많아서 장비빨은 죽이는데 음악을 못하는 사람은 짜증나잖아. 그치? 아 저거 나 주지 하는.

토비 :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아 저거는 내가 쓰면 잘 쓸 수 있는데.

# 만약 동물이 될 수 있다면 뭐가 되고 싶어요?

토비 : 나는 글쎄.. 독수리?!

애니 : 독수리? 왜?

토비 : 날라다니고 싶어. 그리고 하늘의 최고 포식자니까 누구한테도 공격당할 일이 별로 없잖아. 전 어렸을 때는 꿈이 파일럿이었어요.

애니 : 정말.. 안 어울린다. 하하.

토비 : 초등학교 때. 뭐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비행조종사! 그게 이제 중학교 올라가니까 중학교 때는 꿈이 개그맨이었거든요. (일동 웃음) 그러다가 고등학교 올라가니까. 고등학교 때는 꿈이 없어요. 그냥 어느 순간 없어졌어요. 그러다가 기타 치다가 ‘어 이거 나한테 잘 맞네’ 싶었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교육을 받고 자란게 아니라서 지금도 이론에 대해선 정말 몰라요.

애니 : 저는 카피바라요. 요즘에 해외에서 애완동물로 각광받고 있는 설치류인데, 사진에서 보면 카피바라가 되게 행복해보여요.

# 마지막 질문이예요. 예전에 개인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애니씨가 러브엑스테레오 목표는 글래스톤베리 헤드라이너가 되는 것이라고 했어요. 아직도 그 목표 그대로예요?

애니 : 근데 사실 그게 최종목표는 아니고. 언젠가는 할 것? 사실 탑3 무대 안에는 들어야죠. 그래야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고.(웃음)

토비 : 그것도 그렇고 그래야 한국에 있는 팀들이 거기에 좀 자극을 받아서 외국에 나가서 활동을 할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아직 그런 팀들이 없잖아요. 한국 팀들이 영미권에 있는 메이저 페스티발에 가서 공연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뭐 술탄오브더디스코도 글래스톤베리 갔다고는 해도 사실 그 사람들이 잘 모르잖아요. 사람들이 알 정도로 영향력을 가지려면 일단 앨범으로 히트를 치고 그 노래를 사람들이 알아야해요. 그 전까지는 음악을 계속 만들어야죠. 저희는 계속 프로듀서라든지 비지니스하는 사람을 만나 지속적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어요.

애니 : 우리나라 밴드들이 한가지 약간 착각하고 있는게 있어요. CMJ도 그렇고 SXSW도 그렇고 그 쇼케이스에 나가는 아티스트들은 사실 몇 천명이거든요. 근데 거기를 나가면 뭔가 비지니스가 될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은 그게 아니고 몇 개월 전부터 준비를 한 상태에서 가야해요. 저희같은 경우는 나름대로 인터뷰만 한 몇십건을 잡았는데 결국은 다 못만났어요. 그렇게 준비를 열심히 해도 될까말까인데 아무런 준비 없이 ‘아 내가 나 이거를 하면 뭐라도 되겠지’라면서 나가는 것은 되게 오산인 것 같아요. 저희는 아무래도 언어가 되고 생각하는 방향 자체가 한국보다는 해외 쪽으로 완전히 꽂혀있으니까 그런 걸 먼저 일궈내서, 말씀하신 것처럼 글래스톤 베리 헤드라이너로 서게 되는 그런 모델을 저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그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토비 : SXSW에 있는 공식 스테이지 중에서도 스폰서 스테이지가 있어요. 그 스테이지는 아무나 못서요. 왜냐면 기존에 인디에 있는 사람들과의 커넥션이 다 있고 엄청 많은 팬이 있어야지만 올라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한번 잘되면은 만들 수 있는 게 계속 생기는데 그 한번을 만들기가 굉장히 어려운거예요. 미국 특히 뉴욕 같은 경우는 전세계에 있는 인디밴드들이 페스티발과 관계 없이 투어를 하러와요. 그게 그냥 일이예요. 투어를 해서 팬을 늘리고 SNS를 해서 좋아요나 이런 걸 늘리고 만들어가는 게 첫 일이거든요. 그걸 계속 몇년동안 하면서 팬을 모아놓고 음악관계자들하고 프로듀서를 만나는거예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키워가면서 터트리는 것이 맞거든요. 미국은 그런거를 아주 확실하게 하는 것 같아요. 저희도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죠. 일단 유명한데라 해서 와봤는데 정말 많이 배웠어요. ‘아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라는.

# 러브엑스테레오가 2015년이 이제 시작이라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2014년의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그런 것이 확고히 잡히셨나봐요.

애니 : 네. 그러니까 더 좋은 것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 결론이었죠. 더 좋은 것을 만들어서 ‘이것 죽이는거야!’라고 보여줘야지만 우리가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토비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커넥션도 얻었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나올 앨범들이 더 좋은 퀄리티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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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임도연 / 패트릭 코너
번역: 임도연
교정 : 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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