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12월 28일 (금)

밴드 소개

(Aquilo 멤버 - 왼쪽부터 Tom Higham, Ben Fletcher)
 
1. 결성
 
‘아퀼로’라는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북풍의 신 ‘보레아스(Boreas)’의 라틴어 명칭이다. 영국 땅 정가운데 Lancaster 에서 시작된 이 밴드의 이름은 2013년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멤버의 어머니가 지어준 밴드명이라는데, 원래 작명 계획이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주문 중 하나였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이 된 것이 다행스럽다. (이런 멜랑콜리팝 밴드의 이름이 아바다 케다브라 라고생각해보라...)
 
아퀼로의 벤과 톰은 어린 시절부터 학교 하나, 교회 하나 있는 작은 동네에서 함께 자랐지만 나이 들고 음악을 함께 할 때까지는 친구가 아니었다고 한다. 별다른 여가활동 없이 다들 기타 잡고 노래 부르는 게 취미인 작은 마을에서 살면서 공장에서 일하던 톰은 곡을 하나 만들었는데, 혼자 듣고 연주할만한 작은 곡이 아니라 판단해 음악 좀 한다는 벤에게 같이 펍에서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동네 펍에서 연주하다 유명해진 케이스라는데, 인구 1,500의 마을에서 연주하던 팀도 국제스타로 만드는 영국의 음악 시스템이 정말 부럽다.
 
 
2. 음악 스타일 - 트랜드 / 얼터너티브 / 일렉트로닉 / 락
 
요즘 핫한 음악 스타일을 전부 우겨넣은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다. 잔잔한 low-fi 일렉트로닉에 얼터너티브 락 사운드도 섞인 분위기인데, 그런 종류의 음악 장르를 앰비언트, 드림팝 등으로 칭한다. 영국 평론가들의 글을 읽어보면 ‘엠비언트와 인디팝의 교차로에 서있는 베개 같은 음악’ 이라는 표현을 하던데. 셰익스피어 고향 아니랄까봐 메타포가 폭발한다.
 

<Good Girl MV>
 
1집에서는 주로 절망과 슬픔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사실 모든 앨범이 그렇다.) 하지만 멤버들은 슬픈 노래를 들을 때 슬픔보다는 경의를 더 많이 느끼고, 그래서 더 슬픈 노래에 꽂힌다고 한다.
 
 
3. 앨범 커버
 
초기에는 자신들의 음악이 도시적이라는 수사를 붙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고향 마을의 자연경관에서 영향을 받은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이 태어난 곳의 경치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Silverdale / 출처: campsites.co.uk)
좋은 것만 보고 자라서 그럴까. 앨범 커버들도 하나같이 감각적이고 멋진 경관을 담고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준다. 
 
(왼쪽부터 싱글 Shilhouette, Human, Calling Me, 그리고 미니 앨범 Painting Pictures of a War의 커버)
 
 
4. 내한 / 라이브
 
아퀼로는 지난 2018년 9월 7일에 성수동에서 첫 내한공연을 했다. 이렇게나 트랜디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지만 공연장의 크기는 작았다. 하지만 다들 아퀼로를 손꼽아 기다려 온 사람들이었는지 그 열기가 대단했다.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의 루프탑은 사람들로 빼곡했고 멤버들도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 같다. (공연 내내 멤버들은 신이 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이날 베이시스트의 생일을 맞아 관객과 함께 축하를 했다.) 분홍빛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 시작된 공연은 아퀼로의 음악과 적절했다. 유투브를 통해 이미 라이브 실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저녁 무렵 아퀼로의 명품 목소리를 들으니 없던 가을의 설렘이 생겨나는 듯 했다. 공연 후에 관객이 다 빠질 때까지 멤버들이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느라 몹시 바빴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다. 조만간 한번 더… 이들의 내한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ii’ 라는 앨범이 새로 나왔다. 이번 투어도 앨범 발매 기념이었는데, 음악의 스타일은 많이 변하진 않았지만 가사가 좀 깊어졌다.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사랑도 하고, 실연도 당하고,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로하기도 하고.. 인생에 있어 많은 터닝 포인트가 멤버들에게 생겼다고 한다. 그런 모든 경험을 음악과 가사로 담아냈다고 하니, 감성적인 일기장 조금 엿본다고 생각하고 아퀼로의 앨범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six feet over ground live>
 

글쓴이: 노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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