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9년 01월 25일 (금)

밴드 소개

 
차가운 바람과, 김사월의 음악이 왔다.
 
점점 몸을 웅크리고 다니게 되고, 쌀쌀함이 온몸과 온 마음에 파고든다. 이런 날씨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불 속에서 노래를 들으며 가만히 있고 싶다. 특히나 김사월의 음악이라면 요즘의 건조한 공기와 알맞을 것이다.

김사월의 음악은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 우리가 가장 외면하고 싶은 진실들을 그녀는 잔잔히 응시한다. 과감한 그 시선은 우리가 깊이 숨겨 놓았던 마음을 끄집어내어 잔인하게 찌른다. 일상적이고 솔직한 가사와 다들 한 번쯤 지나쳐 본 순간들이 음악에 담겨 있다. 달콤하고, 외롭고, 처절하기도 한 이야기를 노래하는 김사월을 소개해본다.
 

 
김사월은 2014년 ‘김사월X김해원’으로 데뷔한 아티스트이다. 이때 발매한 [비밀]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 최우수 포크음반상을 받았다. 2015년엔 솔로로 [수잔]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 앨범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음반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7년에 [7102] 앨범을 발매 후, 최근 2018년 9월 [로맨스]라는 앨범을 냈다. 이 중 추운 요즘 날씨에 듣기 좋은 [7102]와 [로맨스] 앨범을 권하고 싶다.
 
 
[7102] 앨범소개에 수록된 작가노트이다.

“이 앨범을 만들게 된 이유는 우리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을 추억할 수 있는 증표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끼는 열 두 개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공간 다섯 곳에서 공연하고 녹음했습니다. 
1번 트랙 ‘달아’는 [7102]의 결말인 셈입니다. 그 결말까지 겪은 슬프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라이브에 와 주셨던 관객 분들, 공간 관계자분들, 함께 해준 친구들, 멀리서 응원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7102]은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는 앨범이다. 위 글에도 쓰여있다시피 1번 트랙 ‘달아’가 이 앨범의 결말이다. 이 결말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다. ‘너무 많은 연애’, ‘짐’에서 노래하는 이는 자신을 자책하다가 ‘어떤 호텔’에선 누군가 곁에 있기를 바라고 그리워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오는 것이 두려운 ‘마이 러브’. 그리고 싸늘한 공기 속에서 방황하며 잔잔히 자신을 읊조리는 ‘설원’, ‘아주 추운 곳에 가서야만 쉴 수 있는 사람’. 그러고 나서 마치 가만히 울듯 ‘전화’, ‘꿈꿀 수 있다면 어디라도’, ‘그녀의 품’, ‘악취,’ ‘8월 밤의 고백’이 이어진다. 
 
다시 돌아와서 1번 트랙. ‘모든 것이 가능하다 믿고 싶어’라며 노래를 마무리하고 결말이 난다. 아주 작은 나아짐을 바라는 것이다. 담담하게 자신의 의지를 말한다. 그치만 그 의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시 그 다음 2번 트랙이 재생되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16일에 발매된 [로맨스] 앨범의 타이틀 ‘누군가에게’이다. 개인적으로 수록곡 중 가장 목소리의 매력이 잘 드러난 곡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짙은 목소리는 조용히 발을 적시는 낮은 파도를 연상시킨다.
 
 
 
[로맨스]는 앨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사랑 얘기다. 로맨스, 사랑이라고 하면 아름답고 달콤할 거 같다. 많은 미디어에서도 그렇게 다룬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의 로맨스는 사람을 어둠으로 내모는, 감정의 바닥까지 가게 하는 실체 없는 환상이다. 이 앨범에서 김사월은 울고 힘들어하지만 그리워한다. 그리고 사랑받길, 사랑하길 다시 원한다. 다시 자조하고 자책한다.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로맨스. 김사월의 신곡을 기다리다가 [로맨스] 앨범이 나왔을 때 환호했다. 로맨스를 김사월의 방식으로 풀어낸다면 너무 매력적일 거 같았기 때문이었고, 역시나 완성도 있는 앨범이었다.
 
 
 

[로맨스] 앨범 3개의 수록곡이다. ‘죽어’, ‘세상에게’, ‘키스’는 앨범의 후반부인 10번, 11번, 12번 트랙이다. 앨범은 로맨스란 환상에 대해 말하다가 점점 후반부로 갈 수록 감정들이 무너지는데, 이 트랙들이 그 무너짐을 담은 곡들이다.


‘죽어’의 가사는 하나 하나 마음을 할퀸다. ‘나는 신뢰받지 못했지/항상 나는 사랑하지 않았지 나를/지혜로운 사람은 내 곁에 머물지 않았지 /내 맘 주어도 내 맘 갖고 싶진 않았지/난 죽지 못하고 왜 난 죽지 못하고/뭐가 나아지길 바라는 건지’. 짧지만 앨범 중에 가장 직설적이고 여운이 남는 노래이다.
 

‘세상에게’라는 곡에서 ‘불확실한 나에게 이미 정해진 것은 방황 하나뿐이라는 걸’이라는 가사가 있다. 담담한 목소리로 파멸과 방황이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모든 곡들이 방황의 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그 발자국을 하나하나 읽을수록 앞이 더 흐릿해지지만, 계속 들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인 12번 트랙 ‘키스’. 종말의 키스처럼 느껴진다. ‘나는 평화로운 죽음을 너에게’라고 하며 사랑을 마무리 짓는다. 마무리지만 방황의 끝이라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형태의 방황이 계속될 것을 ‘기나긴 인생 다 끝난다면 그땐 말할 수 있을까’라며 암시한다. 인생이 다 끝나고 나서야 무언가를 말할 수 있을지, 말은 할 수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사운드클라우드에 가끔 데모곡이 올라오는데, 덜 다듬어진 매력이 있으니 들어보길 권한다. 항상 나오는 곡은 김사월만의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 계속 듣게 되는 거 같다. 꾸준한 활동을 이미 하고 있지만, 더 활발한 음악활동을 기대한다. 앞으로의 김사월을 기대한다.

 

 

글쓴이: 김소연

밴드

Kim Saw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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