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7년 08월 14일 (월)

플레이리스트

‘역대’와 ‘기록적’을 버릇처럼 붙이면서 뉴스는 연일 폭염을 보도한다. 친한 친구도 걱정하지 않는 내 안부는 [행정안전부]에서 꼬박꼬박 물으며 문자까지 보내준다. 지금은 폭염 경보 혹은 주의보가 떨어졌고, 36도 이상이니까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시면서 건강에 유의하라고. 건강에 유의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찬물로 씻은 다음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고 수박이나 숟가락으로 퍼서 먹는 게 최고일 텐데.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려면 집에만 있으면 안 될 거고…….

뭐 꼭 돈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8월 불볕더위와 함께해야 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고온다습함을 조금이라도 날려보기 위해 두인디 멤버들이 노래를 준비했다. 8월의 습기와 더위를 무찌르는 노래를 지금 바로 들어보시라.

1. 더 문샤이너스 - 열대야

올해로 나온 지 꼭 10년이 된 ‘더 문샤이너스’의 데뷔 EP [UPRISING]에 수록된 곡이다. 여름이 되면 포마드로 넘긴 머리가 땀에 젖은 채 연주하던 네 명의 로큰롤 신사들이 생각난다. 열대야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으면 머리 속에 ‘덥다덥다덥다’하는 생각만 가득차게 된다. 볼륨을 크게 키우고 시원한 8비트 로큰롤의 주술에 풍덩 빠져보자. - 김민집

2. 쿠쿠크루 - 비가 오면 비가 오죠(Love & Peace ver)

많은 사람들이 쿠쿠크루를 개그 크루로 알고 있지만, 그들은 엄청난 음악성을 자랑하며 커버곡, CM송 등의 작업물도 꾸준히 내고 있다. ‘비가 오면 비가 오죠’는 개중에서도 쿠쿠크루의 걸작.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단순한 가사에 녹여낸 '그녀'에 대한 그리움은 듣는 이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다. 다만 그것을 노래하는 신동훈, 천대광, 김지민의 음색은 쩍쩍 갈라진 논밭의 가뭄을 연상케 하듯 건조할 따름이다. 과연 폭염과 폭우로 변덕스러운 8월에 어울릴 법한 노래다. - 김한솔

3. 갤럭시 익스프레스 - 호롱불

인생의 3대 길티 플레져가 있다면 이거다. 첫째, 여름에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서 방안을 시베리아 한복판으로 만든 후 두꺼운 이불 덮고 자기. 둘째, 남들한테는 다이어트 한다고 해놓고 밤에 고칼로리 맥딜리버리 시켜먹기(절대 집밖으로 음식을 사러 나가지 않는 것이 관건). 셋째, 회사에서 업무 시간에 일하는 척하면서/시험기간에 공부 안 하고서 딴짓하기. 거기에 하나 추가하자. 시원하다 못해 추운 라이브클럽, 예컨대 엪엪에서 갤럭시 익스프레스 음악에 맞춰 슬램하고 바로바로 땀 식히기. ‘밤새 놀아나보자 밤새 춤을 춰 보자/ 밤새 불태워 보자 어둠을 밝힐 수 있게’. 이열치열을 원한다면 화끈한 락커들의 노래를 들으러 공연장으로 달려가자. - 한예솔

4. 스트릿건즈 - 집이 최고야

요새 비도 오고 날은 무덥고 정말 살이 찐득하고 찝찝한 기분마저 든다. 그래서 밖을 나가려고 하면 마음 먹고 한 숨 들이쉬고 나가야 한다. 이 끔찍한 더위를 잊고 싶을 때 아주 명쾌한 해결 방법은 집에 있는 것이다!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이불을 덮고 음악을 들으면서 웹툰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상황. 이 낙원이 또 어디 있을까~ 무더위를 타파! 혹은 습기를 싹 없애고 싶을 때 아주 현실적인 방법… “집이 최고야~~~ ><” - 곽혜민

5. Night Tempo - Dreamy

시티팝, AOR, J-FUNK 등과 궤를 같이 하는 장르를 대표하는 이미지들은 많이 있지만, 그것들을 여름에 특정한다면 우리는 꽤 많은 이미지들을 추려낼 수 있다. 야자수나 리조트, 혹은 해안 도로 위 화려한 스포츠카 등으로 곧잘 대표되곤 하는 여름의 그것들은, 습기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청량한 여름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저 맑은 햇살과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질 수 있을 정도의 온도감- 그것이 우리가 이 노래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여름이다. - 채연식

6. 바세린 - overture to recomposition

여름만 되면 우리는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극장을 찾는다. 그곳은 국적을 초월한 귀신들과 핏빛 향연이 펼쳐지는 영화들로 즐비하다. 많은 사람이 이처럼 으스스함을 통해 더위를 이겨낸다. 대부분 잘 모르지만 사실 음악도 마찬가지로 공포스러운 노래가 한여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바세린과 잠비나이가 함께 전달하는 오싹함이 척추를 타고 정수리까지 올라오면 눅눅한 장마철이 잠시나마 시원해질 것이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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