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6년 03월 03일 (목)

플레이리스트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이해는 못하지만 믿어보기는 하자구요.”

위 대사는 2014년 개봉한 ‘인터스텔라(Interstellar)’라는 SF영화 속 명대사이다. ‘인터스텔라’의 사전적 의미는 ‘항성 간’ 즉, 별과 별 사이라는 뜻이다. ‘inter(-사이)’+’stellar(항성의)’라는 두 단어의 조합을 골똘히 생각해보면 ‘인터스텔라’라는 제목 자체가 우리에게 영화 속 모든 교훈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영화는 지구에 있는 머피(딸)와 우주를 떠도는 쿠퍼(아버지)의 애틋한 부녀간의 사랑과, 행성에 있는 에드먼즈를 만나기 위해 우주까지 온 아멜리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전달한다.

‘사이(inter)’라는 것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공간이지만 이것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사랑(Love)’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이 발명해 낸 것이 아니다. 때론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차원(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이 영화는 말한다. 그러한 ‘사랑’이라는 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지구인들 마음 속에 존재한다. 수많은 지구인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때도 있으며, 슬픔과 불행을 안길 때도 있다. 불현듯 나에게로 찾아와서 마음 속의 불씨를 얹어 놓는다.

이번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봄기운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겨울의 끝자락 3월. 이번 달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나에게 사랑이란 것이 어떤 존재로 다가오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


[모리슨호텔(Morrison Hotel)의 ‘짝사랑’]

가슴 한켠을 먹먹하게 했던 짝사랑이 떠오르는 노래 ‘모리슨 호텔’의 ‘짝사랑’

이 음악을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왜 소리소문 없이 내 마음속에 찾아오는 걸까? 언제부터인지 모를 감정이 서서히 싹트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온통 좋아하는 이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이 음악에서처럼 ‘그 사람의 뒷모습’과 ‘목소리’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하나하나 놓치지 않게 된다. 이런 나의 불안정한 마음, 가슴 뛰는 소리를 들키지 않게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의 감정은 쉽사리도 말을 듣지 않는다. 가사 한줄 한줄 짝사랑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하면서 마음속 깊이 와 닿는다.

밴드 깨알 소개: ‘윤수종(기타 세션)’, ‘김기빈(베이스 세션)’, ‘채광명(드럼 세션)’과 송라이팅, 보컬, 기타를 맡은 남수한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리슨호텔이다. 모리슨호텔의 ‘남수한’은 음악을 선택한 이유로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 죽는 순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되든 안 되든 하고 싶은 걸 하고 죽겠다. 1999년 25살의 나는 그렇게 음악을 택했다. 이번생은 이렇게 살자.'

밴드 깨알 소식: 이번 플레이리스트에 소개된 ‘짝사랑’의 영상은 눈여겨 볼 만 하다. 12월 어느 평화로운 날 무작정 하늘공원을 찾아간 모리슨 호텔의 ‘남수한’. 그날 하늘공원에서는 억새풀 베는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모리슨호텔의 영상 촬영을 위해 잠시 일손을 놓고 기다려주셨다고 한다. 덕분에! 단 한번에 모든 걸 담을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촬영한 ‘짝사랑’ 영상을 보면 이 노래의 잔잔한 선율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형제공업사(Brosfactory)의 ‘오늘부터 우리 그냥 사귀는 걸로’]

솔직하고 따스한 감성으로 다가오는 재즈 밴드 ‘형제공업사’의 ‘오늘부터 우리 그냥 사귀는 걸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진 형제공업사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 마음에 드는 인연을 만나기란 왜 이리도 힘든 걸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은 아쉽게도 그렇게 마음에 차지 않았던 청개구리 심보가 참 얄궂기만 하다. 이번 3월에 실린 ‘형제공업사’의 음악의 잔잔한 선율과 부드럽게 들려오는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첫 눈에 반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잘해주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노래가사에 매우 공감할 것이다.

밴드 깨알 소개: 뮤지션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무명의 남자 4명이 모였다. 변변찮은 학벌과 실력으로 지방에서 재즈음악을 연주하는 남자들. 아마 그날은 조용한 곳에서 닭똥 같은 구슬땀을 흘리며 재즈공연을 마친 뒤였을 것이다. 어느덧 모두가 30대.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레슨비가 아깝다며 공연이 끝나고 눈물 젖은 대패삼겹살을 먹으며 이야기하다가 돌연, 숟가락을 내리치며 뮤지션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사람 냄새나는 음악을 만들어보자며 형제공업사로 팀명을 정했다. 그러곤 목표도 없이 얼큰하게 노래를 부르며 합주를 시작했고, 앨범 작업에 착수하여 뜬금없이 앨범을 발표하고, 패기 넘치는 활동을 보여주다가 곧바로 한계를 느끼고 은퇴를 결심하였는데…... 바로 그때 운명처럼 지금의 보컬을 만나 현재의 팀이 완성되었다. ‘형제공업사’의 남자들 김진수, 김동석, 김진일, 심영국의 현재위치 : 너의 마음 속 깊은 곳.

밴드 깨알 소식: 최근 앨범 커버 디자인이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이유는 형제공업사를 매우 아껴주시는 팬들이 참여한 공모전을 통해 팬들이 직접 찍은 일상 사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꼼꼼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사진의 응모 팬에게는 부상으로 라면 1박스 씩 선물했다고 한다. 또한,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된 곡의 마지막에 여성 분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들을 수 있다. 이 역시 팬의 목소리를 직접 담았다고 한다. 형제공업사는 핸드메이드라고 불리는 가내수공업 정신을 기반으로 연주는 물론 녹음과 마스터링까지 직접하고 있는데, 이번 앨범에선 뮤직비디오까지 그 영역을 넓혀 직접 촬영, 편집, 등록까지 마쳤다고.


[잔나비(Jannabi)의 ‘See Your Eeys’]

If I could go back to bed last night . . .

통통 튀는 건반사운드와 함께 위 가사로 시작하는 ‘잔나비’의 ‘See your eyes’. 이 노래를 처음 듣는 두인디 독자라면 인트로 4마디의 리듬과 매력적인 보컬의 사운드에 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 한번만 듣기는 어려운 노래. 특히나 3월, 서서히 찾아오고 있는 봄기운에 우리들의 마음에도 산뜻함이 깃들기 마련. 이런 시기에 ‘잔나비’의 노래를 듣는다면… 한동안은 이 밴드의 노래만 들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가사를 찬찬히 읽으면서 노래를 듣다보면 서투른 청춘의 사랑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플레이리스트에는 밴드버전으로 소개되었지만 ‘See your eyes’는 어쿠스틱 버전으로도 들을 수 있다.

밴드 깨알 소개: ‘잔나비’는 우리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하늘을 나는 ‘나비’가 아니다. ‘원숭이’를 뜻하는 강원, 충북의 사투리의 ‘잔나비’라고 한다. 이러한 밴드명을 짓게 된 경위는 밴드 멤버 모두가 92년생 ‘원숭이띠’이기 때문이었다. 밴드 멤버는 최정준(디렉터), 최정훈(리더, 보컬), 김도형(기타), 유영현(키보드), 장경준(베이스), 윤결(드럼)이라는 잔나비들로 구성되어 있다. 

밴드 깨알 소식: 이번 3월 19일에 열리는 슈퍼루키 콘서트와 최근 발표된 라이브클럽데이 시즌2  3월 25일에 잔나비를 볼 수 있다. 벚꽃 필 무렵, 끼많은 원숭이띠들의 라이브를 들으며 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3월. 산뜻한 봄기운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서 동시에 뭔지 모를 설레이기도 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이번 해에 기억에 남을 멋진 사랑을 하길 바란다. 연인, 혹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줄 수 있는 자가 되길... 이로써 3월의 플레이리스트 ‘사랑’에 관련한 인디음악 3곡의 소개를 마친다. 이렇게 그냥 돌아가면 많이 아쉬울 것 같아 두인디 독자분들을 위해 2곡을 더 준비했다. 하단의 소개글도 끝까지 읽어보자.


[마그나폴(Magna Fall)의 ‘Consumer Her’]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프로그래시브/아트락의 향연!

마그나폴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무조건 이 곡에 빠지게 될 것이다. 두인디 3월의 플레이리스트에선 마그나폴의 매력을 전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곡 ‘Consume Her’을 소개한다. 과도한 소비 욕망이 역으로 개개인을 소모하는 소비지상주의를 반영한 가사가 특징이며, 노래에 팝적인 요소가 잘 가미되어 있다. 매력적인 보컬의 목소리와 훌륭한 드럼과 베이스,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의 Consume Her를 반드시 라이브를 통해서 만나보길.

밴드 깨알 소개: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 반반처럼... 외국인 2명과 한국인 2명으로 이루어진 마그나폴. 드럼의 David Holden(드럼)과 Kevin Heintz(기타, 보컬), 도중모(기타), 이연수(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Led Zeppelin, AC/DC, Thin Lizzy, Nirvana, STP의 영향을 받았다. 탄탄한 연주실력으로 13년도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 펜타슈퍼루키경연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국내 유명 가수 ‘조용필’의 ‘Hello’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적 있는 실력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락 그룹이다.

밴드 깨알 소식: 마그나폴은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밴드 중 하나이다. 이들 일정 중 하나를 찾아가 완전한 마그나폴의 공연을 제대로 즐겨보시길 바란다.


 [바비돌스(Barbie Dolls)의 ‘Sophia’]

[Photo by Cindi L'Abbe]

아마도 서울 다음으로 가장 신이 활발한 곳은 부산일 것이다. 혼자만의 상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부산 출신 밴드의 음악에서 항상 바다내음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음악에 빠져들수록 부산으로 떠나고 싶다는 충동적인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이들의 음악도 그런 면이 있다. ‘바비돌스(Barbie Dolls)’의 ‘Sophia’라는 곡은 소피아라는 여인에 관해 읊조리는 듯한 보컬이 상상의 여지를 만들어낸다. 마치 바다로 떠난 즉흥여행에서 소피아라는 여인을 만날 것 같은… 자, 눈을 감고 머리속에 흘러가는대로 바비돌스의 이 음악을 한번 들어보자.

밴드 깨알 소개: ‘바비돌스(Barbie Dolls)’는 부산출신의 좆 바비 1(기타)과 좆 바비 2(드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큰롤을 지향하는 락듀오이다. 좆바비1이 좋아하는 것은 위스키 맛보기, 구린 영화 보기, 더럽고 야한 농담으로 페이스북에서 사람 모욕하기가 있으며 싫어하는 것은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 그리고 Ryan Reynolds이다. 좆바비 2는 잠들기 전에 항상 괌의 역사(A History of Guam)와 성경을 읽는다. 무서워 하는 것은 파시스트와 대형 기업 그리고 대형 기업의 스폰서를 받은 파시스트이다.

밴드 깨알 소식: 바비돌스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라이브 공연 역시 꾸준히 열린다. 만일 부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바비돌스의 일정도 함께 체크해 라이브를 즐겨보는 것도 여행을 한층 즐겁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3월에 두인디 플레이리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밴드, 뮤지션에게 감사를 표한다. 또한,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전달하고 슈크림B는 물러나겠다. 4월의 플레이리스트를 기대하시라!!! 아주 멋진 헤비니스 뮤지션 5팀을 소개할 예정이며, 더욱 탄탄한 구성으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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