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7년 03월 07일 (화)

인터뷰

# 두인디가 항상 드리는 질문입니다. 각자 옆자리의 멤버를 이렇게 소개해 주세요.

규규: 제 왼쪽에 있는 사람은 스트릿건즈의 보컬 철수입니다. 저의 친형이지요. 참 무대에서 노래를 참 잘 하죠? 죄송합니다. 재미가 없어서. 제가 말재간이 없어가지고.

철수: 로이 형이고 우리 팀에서 콘트라베이스를 맡고 있고요. 요즘에 머리 내리는 추세로 가고 있는 형입니다. 네. 이상입니다.

로이: 제 옆은 타이거 형이고요. 요기 다니엘을 닮았습니다. 스트릿건즈의 기타를 맡고 있고, 거의 모든 곡을 작곡하고 있는 대들보 같은 형이죠. 굉장히 온화한 형이에요.

타이거: 이쪽은 우리 드럼을 맡고 있는 제프고요. 더블 타임 그루브로 자욱하게 몰아가는 드러밍을 추구하는 드러머예요. 그거 꼭 써 주세요. 저희 스트릿건즈에서 사운드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실력이 출중한 드러머예요.

제프: 이 친구는 규규이고요. 팀에서 기타를 맡고 있고요. 막내지만 합주 때나 공연 때 전체적인 사운드 부분이나 팀이 나가야 될 방향성을 잘 잡아줘요. 말도 잘 하고, 준비도 잘 해오는 착실한 친구고요. 그래서 어찌 보면 규규가 팀에 들어온 일이 팀이 잘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 각자 서로를 어떻게 만났는지 설명해 주세요.

철수: 그건 타이거 형이 제일 먼저 시작했으니까 연도순으로 말해주실 거예요.

타이거: 이게 참 역사가 길다 보니까...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렇게 다섯 명이 모인 것 같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이렇게 모인 것이 한 20년 걸린 것 같은데요.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돼? 음. 락타이거즈부터 갈게요. 스트릿건즈 전에 제가 락타이거즈라는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기타, 보컬이었어요. 그러다 멤버들이 나가면서 그때 당시 20대였던 로이를 제가 영입했죠. 원래는 기타를 하던 친구였는데 베이시스트로 제가 영입을 해서 락타이거즈를 같이 하게 된 거죠. 그렇게 10년이 넘도록 같이 했어요. 중간에 드러머가 나가면서 공채로 우리 제프 군을 뽑았고요.

제프: 공채!

타이거: 공채. 중요해요. 공채로 뽑았고.

제프: 180 대 1.

타이거: 180 대 1은 아니었고. (모두 웃음) 4대 1인가 그랬어요. 4대 1 정도로 제프군이 들어오고 계속 락타이거즈를 햇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락타이거즈가 해체할 시기가 와서 해체를 하고… 밴드를 좀 확 바꿔보고자 하면서 그래서 보컬리스트를 구하게 된 거죠. 특채로! 당시에 끝내주는 오빠들이라는 밴드에서 베이스, 보컬을 하고 있던 친구였는데, 제가 눈여겨보고 있다가 영입을 하고 스트릿건즈라는 팀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거죠. 그렇게 1년 정도 활동을 했는데 기타리스트가 팀을 탈퇴했어요. 그래서 급히 기타리스트를 구해야하는데 철수가 자기 친동생이 기타리스트라는 거죠. 굉장히 잘 친다고 하길래 ‘어 그러면 한번 데려와 봐라.’했는데 정말 실력이 좋아서 같이 하게 됐어요. 이 친구는 공채, 아니 낙하산! 안 좋은 건데 아무튼 그렇게 됐어요.

# 스트릿건즈 전신으로 락타이거즈가 있었고 1990년대부터 한국에 로커빌리를 알리려는 사명감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나요?

타이거: 사명감이라는 말은 사실은 저희가 만든 건 아니고요. 주변 사람들이 저희가 꾸준히 이 음악을 하니까 '와 정말 사명감이 있어서 그렇게 하나 보다' 이렇게 말해줘서 나온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은 이 음악을 이 땅에 알리리라, 이런 건 절대 아니었고요.

철수: 사명감이 있는 사람은 여기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타이거: 한국에서 이런 락커빌리 음악을 안 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정말 희귀한 음악이긴한데 이게 너무 좋고, 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또 계속 하는 거지, 어떤 사명감을 갖고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그런 마음은 들어요. 아 이거 우리가 좋아하는 건데 많이 좀 알려지면 좋겠다. 하다 보니까 그런 사명감도 약간 생긴 것 같고 그래요.

제프: 자부심이죠. 자부심! 우리 팀밖에 없으니까.

# 락타이거즈는 특히 외국인 관객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미국인들이 그랬는데 아마 그 장르가 미국에서 시작된 것에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서 스트릿건즈는 한국 관객에게 인기를 더 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때와 지금 어떤 점이 바뀐 것 같나요?

타이거: 많은 분이 락타이거즈 얘기를 먼저 꺼내기는 해요. 저희도 저희를 소개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얘기하기는 하는데 사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처음에는 스트릿건즈를 시작할 때 락타이거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그런데 그때 우리 음악과 지금의 우리 음악을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밴드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음악도 완전히 다르고, 그때랑 지금이랑 이미지도 많이 다르고, 전혀 다른 밴드니까 팬층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철수: 저는 락타이거즈가 아니었잖아요. 외부인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그때보다 외색 풍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그때는 좀 한국 밴드같지 않은 느낌?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도 그렇고, 노래도 음악 스타일도 그렇고 외국 느낌이 좀 많이 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물이 좀 많이 빠지고 무대 위나 음악적인 면에서 다른 밴드랑 비슷한 것 같아요.

타이거: 락타이거즈 때는 밴드가 ‘장르에 대한 것을 완벽하게 추구하자'라는 것이 있었어요. 문화라든가 사운드라든가 이미지라든가 그런 것들을 이 장르 그대로 살려서 그걸 멋지게 한번 해 보자는 게 밴드의 주된 목표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장르적인 목표보다도 음악이 담고 있는 메시지라든가 이런 걸 통해서 사람들과 공감을 얻는 것이 주된 목표거든요. 그러니까 락커빌리라는 건 하나의 도구일 뿐인 거고 주된 목표는 사람들과의 공감이라서 많이 다른 것 같아요.

# Hard Rock Rising 아시아 최초 우승밴드가 되셨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요?

철수: 소감은 뭐, 좋죠. 부가적인 것들을 많이 받아서.

로이: 처음에는 전혀 상상치도 못한 결과라.

규규: 안 믿었죠.

로이: 얼떨떨했죠. 서로 안 믿고 욕하면서 '야이, 거짓말하지 마 이 XX야' 막 이러고. 점점 지나면서 혜택도 많이 주어지고. 또 저희가 파나마도 갔다 왔고 하면서 이제 몸으로 체감이 되는 것 같아요. 점점 좋아지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있어요.

철수: 마냥 기쁜 것보다는 그냥 지나간 건 지나간 거니까. 여기서 끝나지 않고 뭔가 연결돼서 더 새롭고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하드록라이징이 있었던 파나마 여행이 어땠는지 들려주세요. 그곳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뭐였는지?

철수: 거의 공연만 하고 와서 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비행기 오래 탄 것밖에 기억이 안 나요. 가는데만 스물 네 시간 걸렸어요.

타이거: 인천에서 뉴욕 갈 때까지만 열세 시간 반 걸리지 않았나?

철수: 그리고 거기 다 흡연자인데 금단 현상이 일어나서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멤버전원: 하하하

타이거: 파나마는 하드록 카페의 어떤 컨퍼런스였거든요. 전세계 관계자가 모두 모이는 컨퍼런스였기 때문에 파나마 현지의 관객은 거의 없었어요. 굳이 있다면 파나마의 하드록 카페 관계자들이 있었겠죠. 대부분이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이었고 반응은 엄청 좋았어요. 저희가 가지고 갔던 홍보물도 전부 다 없어졌어요. 하지만 파나마라는 나라 자체에 대해서는 잘 즐기지 못한 것 같아요. 관광은 조금 했지만 컨퍼런스 일정이 정해져 있었거든요. 그래도 어쨌든 남미는 처음 가는 데였는데 되게 흥미로운 곳이었어요. 재밌고…

# 하드록라이징의 결과가 밴드에게 어떤 이득이 되었나요?

타이거: 일단 저희 밴드를 이제는 '하드록 라이징 2016의 우승팀이다'라고 설명을 할 수 있죠. 맨 위의 타이틀로 올라가는데 사실은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그렇게 말하면, 그럼 그 사람들이 되게 저희를... 어, 뭐라고 하지?

제프: 알로 안 본다?

타이거: 아 예. 저희를 알로 안 봐요.

제프: 저희가 좀 저렴합니다잉.

규규: 다시 보게 되는 거죠.

제프: 왜 단어가 멋있는 생각이 안 나지...

타이거: 4월에 마카오의 허쉬 풀 뮤직에 가요. 아마 여러 뮤지션들이 물망에 올랐을 텐데, 저희는 하드록 라이징의 우승팀이라는 것 덕분에 선택받은 거죠. 그렇게 적당한 대우도 받으면서 가게 되는 것이 있어요. 또 하드록 카페 자체에서 저희를 프로모션을 계속해 줄 거고요. 우승 자체가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상당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 이제 새 EP앨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정규 앨범이 아니라 EP로 낸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타이거: 따로 있냐?

철수: 곡이 그것밖에 없어 가지고.

로이: 곡도 곡인데 저희가 하드록 라이징 우승에 대한 상품으로 CD를 찍어주는 것이 있었어요. 거기 일자에 맞춰 하다 보니까 급히 제작해야 해서 준비된 완벽한 곡들 위주로 해서 만들었어요. 물론 앨범에 실리지 않고 잘린 곡도 있어요. 일단 좋은 곡을 추려 EP 앨범을 만든거예요.

# 리스너들이 이번 새 EP에서 특별히 중점을 두고 들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타이거: 이번 앨범은 저희가 락타이거즈에서 스트릿건즈로 넘어와서 1집을 내고 또 그 이후로 낸 앨범이잖아요. 스트릿건즈 활동을 한 1년 정도 하고 앨범을 내고, 그후의 활동을 하면서 ‘아 음악이라는 게 거기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구나’라는 걸 점점 깨닫게 됐어요. 그러면서 만든 곡들로 채워진 거예요. 저희 음악을 들었을 때 많은 분이 제일 처음 이야기하는 게 '신나는 록커빌리다. 경쾌하게 몰아간다' 이런 것들이예요. 대부분이 다 그러는데 이 앨범부터는 담겨 있는 이야기들과 메시지들을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되게 신나기도 하지만, 그 신나는 리듬에 담겨있는 뭔가가 있길 바랐거든요. 어떤 분이 이 앨범을 6곡을 다 듣고 한 편의 시집을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란 말을 해주셨는데 저한테는 그게 되게 좋았어요. '아 그럼 이분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음악을 들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인터뷰를 글을 읽으신 분이 물론 리듬도 좋고 신나지만, 조금 더 여기에 담긴 이야기나 메시지를 주의깊게 들으시면 더 이 음악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꽃이 져서야 봄인 줄 알았네’의 가사는 청자로 하여금 자전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내용인데요. 멤버들에게도 꽃이 져서야 봄인 줄 알았던 순간이 있었나요?

철수: 되게 많은 것 같은데

로이: 그런 것보다... 저는 이 노래가 나오고 제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 순간순간 늦지 않은 시기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 열심히 살자는 생각이 매 순간순간 들어요.

철수: 긍정적인 형이네.

로이: 그래서 항상 이 말을 아예 빗대서 주위 사람들한테 얘기를 하죠. 꽃이 져서야 봄인 줄...

타이거: 알지 말고 있을 때 잘 해라.

로이: 지금 열심히 살아라

제프: 이 말은 다 포함되는 거잖아. 친구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일이든.

타이거: 그러니까 봄인 순간을 질문 주신 거잖아요? 근데 이상하게 저는 왜, 한가인 같은 여자친구도 없었으면서 그 어떤 첫사랑에 대한 '그때 왜 사랑하지 못했을까'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사도 약간 그런 내용이 있긴 하거든요.

# 1번 트랙이 타임머신에 대한 곡이었습니다.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다면 보고 싶은 뮤지션 혹은 공연은?

로이: 교과서적으로 하자면 저희 음악과 가장 관련이 깊은 그런 50년대 뮤지션들. 유명한 분들 있어요. 엘비스 프레슬리나 에디 코크란 같은.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같이 연주도 해보고 싶어요. 음악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그런 영웅들이 있으니까.

제프: 저는 신해철 형님과 공연 한 번. 원래 제 영웅이었거든요. 중학교 때. 그래서 락타이거즈랑 스트릿건즈 하면서 언젠가는 넥스트라는 팀이랑 같은 무대 서겠구나라는 확신도 있었고 노력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가 버리셔서 너무 안타깝고. 그래서 만약에 돌아갈 수 있으면 신해철 행님과 같이 공연하고 싶습니다.

철수: 솔직히 말해서 타임머신이 있으면 어디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안 해본 것 같아요. 별로 가고 싶지도 않고.전 오히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것 같아요.

# SNS에는 이미 설명을 올리셨지만 못 보셨을 분들을 위해 ‘결론은 버킹검’ 곡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철수: 그게 기대 대비 제일 잘 나온 곡이예요. 물론 만들 때는 열심히 만들고 편곡하고 했지만, 그래도 좀 다른 곡한테 많이 밀린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완성시켜서 들어보니까 ‘어, 이거 되게 괜찮은데?’하고 느꼈던 곡이죠. 내용적인 건 뭐 타이거 형이 설명해 주실 겁니다.

타이거: 철수가 말한 건 사운드 이야기고요. 근데 저는 음악은 사운드랑 내용 면이 사실은 분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결론은 버킹검이 의외로 잘 나왔다고 하는 게 그곡이 갖고 있는 메시지랑 사운드가 잘 섞여 표현된 것 같아요. 가사 내용만 보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아요. 결론이나 답을 알 수 없을 때 ‘결론은 버킹검이지’ 이렇게 농담했던 걸 만든 건데. 이거 잘 모르는 분들 많아요. 좀 옛날 분들만 아는 농담인데. 우리 청춘들이 맨날 술 먹으면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해 봤자 결론도 답도 없으니까 '결론은 버킹검'인 거죠. 어떻게 보면 되게 슬픈 노래에 락커빌리 리듬을 담았어요. 근데 이 락커빌리 리듬에 마이너 코드가 있어요. 그것들이 잘 버무려져 표현이 잘 되지 않았나.

규규: 저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우리 음악이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되게 세게 받았어요. 편곡이나 연주 스타일 자체는 굉장히 오리지널에 가까운 락커빌리인데도 뭔가 달랐어요. 작업할 때 되게 재밌었어요.

# 평소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제시하는 멤버는 누구인가요?

철수: 다들 의견을 많이 내요. 다같이 100% 만족할 순 없지만 조금씩이라도 교집합으로 만족하는 걸 하다 보니까.

타이거: 제가 곡을 많이 만들어오고 하는데, 제가 해오는 건 어디까지냐면 가사랑 노래 정도를 하고 스케치만 하는 거예요. 거기에 살을 붙이는 건 멤버들이 해요. 합주를 하면서 의견을 내는 그 과정이 저는 참 좋아요. 사실은 밴드 음악이라는 게 그것밖에 없어요. 그 메리트가 아니면 밴드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또 요새는 다 ‘콤퓨타’로 하니까.

철수: 콤퓨타로?

멤버전원: 하하

타이거: 콤퓨타로 다 해버리면 이게 굳이 밴드로 할 필요가 없거든요. 밴드의 매력이라는 건, 메리트라는 건 그렇게 여러 사람들이 모여 살을 붙인다는 것. 그거거든요.

로이: 재밌는 게 이 형은 되게 옛날 방식이예요. 녹음기에다 기타를 쳐서 노래를 입혀 와요. 그걸 멤버들한테 들려주면 굉장히 조악해요. 요즘에 그렇게 안 하잖아요. 암만 작곡 데모라고 하더라도 컴퓨터, 콤퓨타로 찍어서 마이크로 녹음을 해서 주는데 이 형은 굉장히 방식이 클래식하죠.

타이거: 저는 거기에 대한 신념이 있어요. 콤퓨타 음악이라는 게 백지와 같은 거죠. 사실 사람이 노래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거예요. 콤퓨타는 거기에 살을 붙이는 걸 도와주는 작업일 뿐이예요. 밴드가 있는 사람들은 사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안 돼요. 밴드는 밴드 다섯 명의 뭔가가 합쳐져서 나오는 거니까.

철수: 장점도 있어. 형이 딱 불러서 하는 것보다 직접 합주를 해보는 게 훨씬 좋아. 훨~씬 좋아.

타이거: ...아무튼 뭐. 무슨 얘기하다 나왔죠 이게? 아 아무튼 각자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이 밴드의 메리트고 그게 아니면 밴드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우리 밴드는 각자 아이디어는 내고 있는 것 같아요.

#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잘 썼다, 괜찮다, 자아도취될 정도로 괜찮은 가사,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철수: 거의 다 타이거 형이 가사를 써요.

타이거: ‘냉장고를 부탁해’를 한번에 썼어요. 그게 제일 진정성이 있고 가사만을 본다면 제일 훌륭하지 않나.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해요.

제프: 앨범 6곡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가사는 결론은 버킹검에서 나오는 '비운 술잔만큼이나 많은 고민들'이예요. 그 가사가 이 앨범의 전부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로이: 타이거 형이 항상 재밌게 이야기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되게 독서를 좋아하고 또 시집을 굉장히 많이 읽어요. 그래서 가사에도 시적인 가사가 많이 나와 깜짝깜짝 놀라요.

타이거: 옛날에 한국에 시조라는 게 있잖아요. 노래라는 게 아름다운 시에 멜로디를 붙여서 부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모든 노래는 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요즘은 그런 가사가 좀 없는 편이잖아요. 후크 송만 많고. 그런 것도 물론 매력이 있죠. 근데 저희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 로이 씨에게 질문할게요. 콘트라베이스를 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콘트라베이스를 굉장히 쉽게 들어올리는 것처럼 보여요. 어떻게 그렇게 가볍게 들어올리나요?

로이: 일단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저희의 음악적인 색깔이 로큰롤 음악에서 록커빌리로 변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일본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바뀌게 된 건데,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에서는 콘트라베이스를 쓰는 게 굉장히 당연한 거더라고요. 한국은 되게 불모지라서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봤어요. 독학을 해서 적용시키고 했었죠. 공연중에 콘트라베이스를 드는 건 제가 아드레날린이 나올 때 가벼워지거든요. 예를 들면...

타이거: 여성 관객이 많을 때?

로이: 여성관객이 있을 때나 어필하려고 막 들고 하고.

타이거: 힘이 세져요.

로이: 무게는 한 12kg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타이거: 안이 비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아요 그게.

로이: 실제로 힘빠지는 공연이 있거나 그럴 때는 힘들어하면서 드는데 안 힘든 척 하지.

#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등은 밴드에게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요? 그리고 공연 전에 얼마나 머리를 매만지나요?

로이: 저희가 락타이거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그 당시에는 규규 같은 헤어, 굉장히 높은 머리에 과도한 리젠트를 했어요. 음악이 추구하는 색깔이었거든요. 근데 지금 음악이 또 많이 변했어요. 그런 면에서 좀 더 음악과 함께 헤어스타일도 자유롭게 변해가고 있는 시기거든요. 특별하게 제재가 있거나 그렇진 않아요. 다만 우린 쇼를 하는 뮤지션이잖아요. 자유롭다고 해서 그냥 쓰레빠 신고 나와 공연할 순 없는 거예요. 쇼를 하는 사람에 맞게 갖추고 공연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죠.

타이거: 로이가 지금 말한 게 저희 음악과 추구하는 것이 변하면서 저희 패션도 변했다는 거잖아요. 이게 중요한 얘기인 게 뭐냐면, 그 밴드의 패션만큼 그 밴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건 없거든요. 그걸 자기들의 패션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저는 그 밴드는 썩 훌륭하진 못한 밴드라고 생각해요. 다른 밴드들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이: 근데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음악이랑 저희 패션이 딱 맞아 떨어져요.

# 타이거씨는 락샵이라는 옷가게 운영하고 계신데 근황이 어떤가요? 소개도 짧게 해 주세요.

타이거: 뭐라고 해야 되지. 제가 옛날부터 이쪽 패션을 너무 좋아했어요.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까 이쪽 문화나 패션도 좋아하게 됐고, 그게 직업이 된 케이스고, 일종의 부업처럼 하고 있어요. 인터넷으로만 하다가 매장을 차렸는데 사람들이 좋아했어요. 장사가 특별히 잘 된다거나 그런 것보다도 이런 걸 접하는 게 되게 신났나 봐요. 그래서 한 2년 정도 신나게 영업을 하고 다른 홍대 가게들이 쫓겨나는 것처럼 저희도 같은 이유로 나오게 됐어요. 지금 다시 준비 중입니다. 홍대 정문 앞에 점포를 구했어요. 롯데리아 뒷골목으로 쭉 들어오면 있어요.

# 다른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계획한다면 누구랑 하고 싶고 이유는 뭔가요?

제프: 저는 이런 질문에 항상 이야기하는데 바버렛츠 분들하고 한번 레트로하게 해봤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형은 매드클라운이잖아요.

타이거: 나?

제프: 힙합!

타이거: 한때 쇼미더머니를 보고... 원래 보면 빠지잖아요. 잠깐 빠진 적 있었어요. 밥 달라는 것도 랩을 하고 그랬었어. 잠깐 그랬었는데 이제 벗어났고요. 지금 온 나라가 힙합이다 보니까 살짝 반감도 생기고. 랩이라는 게 제가 아까 말한 것처럼 메시지나 이런 것들이 강한 음악이잖아요. 그래서 아 저걸 담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었는데,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 사람들에게 스트릿건즈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철수: 스트릿건즈 하면 대표곡이 딱 떠오르는 팀. 그게 뮤지션으로서 제일 좋은 것 아닐까요? 그런 팀이 되고 싶어요.

타이거: ‘아, 걔네 음악은 굉장히 메시지가 있고, 나는 걔네 음악에 되게 공감해’라고 생각하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어 그 밴드 완전 멋있어, 쿨해' 이런 밴드가 되는 걸 추구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는 '그 밴드는 내 얘길 하는 것 같아' 라는 그런 밴드?

로이: 나는 비슷한 맥락인데 팀 이름은 몰라도 ‘걔네 있잖아 이거 부른 애들’하면서 입으로 흥얼거리고 사람들이 ‘아 걔네~’라고 떠올리는 밴드. 음악이 사람들이 머릿속에 다 꽂혀있는 거지.

철수: 걔네라고 말 안하지 않나? 그 새끼들.

타이거: 대부분 다 그러잖아. 그 새끼들.

# 스트릿건즈의 2017년 계획은 무엇입니까?

철수: 계획이랄 게 있나요. 모든 밴드가 그럴 것 같은데 항상 똑같은 걸 하잖아요. 새로운 곡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우리를 노출시켜야 되니까 그런 크고 작은 것들을 연구하고, 합주하고, 연습하고 하면서 들어오는 것들을 하는 거죠. 지금 딱 잡혀있는 계획은 많지 않고… 우선은 4, 5월에 마카오로 페스티벌 하나 가는 것만 확실히 잡혀 있어요. 다른 건 이제 시작했으니까. 한국에서 단독공연과 해외 쇼케이스로 2017년을 시작했으니까 그걸 시발점으로 해서, 올해 뭐가 생기는지 보고 들어오는 것들을 잘 해나가야겠죠.

타이거: 철수 군이 말한 것처럼 아티스트들은 한해 계획은 음악을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런데 음악을 열심히 하고 더 좋은 걸 만들어내고 하는 것밖에 없는데, 이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기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잖아요. 답답하고. 그러다 보니까 공연도 별로 없어요. 행사도 별로 없고.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기분이 아닌 거죠. 바라는 게 있다면 올해는 좋은 일만 생겨서,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즐겁고 음악 들을 기분이 나면 좋겠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좋은 음악을 준비해놓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찾아서 들을 수 있으니까. 저희는 준비만 하면 되니까.

로이: 제 생각에 창단 이후 스트릿건즈는 한해 한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계속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올해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것이든 간에 성과를 이뤄내서 좀더 발전되게 이끌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제프: 2017년에 저희가 새로운 무대를 서려고 노력할 거고, 평상시 하던 곳 말고 새로운 곳에서 많이 공연을 할건데, 실패를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로이: 뭘 실패를 해! 그만 실패해.

철수: 실패하고 싶지 않아.

타이거: 20년을 실패했다. 20년을. 고만 해.

로이: 이 정도 실패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실패를 해.

제프: 2017년에는 처음 해보는 무대를 많이 서 보고, 그 다음 해를 위한 하나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어요.

철수: 너무 멀리 보시는 것 아녜요?

로이: 우리 마흔이야. 임마.

제프: 형은 꽃이 져서 봄인 줄 아셨습니까?

로이: 아유. 맞아. 그렇지.

타이거: 지금이 중요해.

철수: 경험을 많이 쌓자는 거죠. 실패를 많이 하자는 게.

규규: 올해는 작년 재작년에 후회한 것들을 안 할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네요. 음악적인 부분에서. 분명히 지난 것에서 느낀 것들이 있었고 거기서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을 텐데, 그걸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하고 싶어요.


인터뷰 진행자 : 도연 (Doyeon Lim)
영어번역: 패트릭 코너 & 임도연
교정 : 도연 (Doyeo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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