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07월 12일 (목)

기사

모든 집순이, 집돌이들이 공감하듯,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상당히 귀찮고 피곤한 활동입니다. 외출하는 것이 일로 느껴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피곤하며, 한번 나갈 일이 생길 때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하고 나온다면 당신도 집순이, 집돌이의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본인이 집순이 또는 집돌이인지 감이 잡히지 않으신다면,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참고해보는건 어떨까요?

 


 

1. 집 밖을 나가는 것 자체가 스케줄이다.

2. 나온 김에 볼일을 다 봐야 한다.

3. 막상 나오면 재밌지만,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귀찮다.

4. 불금에는 당연히 집이 최고라 생각한다.

5. 휴일에는 하루종일 늘어진 티에 편안한 추리닝 차림으로 집에 있는게 최고다.

6. 내 방 구석구석에 비상식량이 항상 구비되어 있다.

7. 집에서도 방 밖으로 나가는 것은 일이다.

8. 통화목록은 늘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9. 침대에 하루종일 누워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10. 집에서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아무도 부럽지 않다

11. 약속이 깨지더라도 화가 나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다.

 

5개 이하 – 당신은 이제 막 집순이, 집돌이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이 아닌가요? 가끔씩은 혼자라도 바깥 공기를 쐬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네요. 이 기사가 아직은 공감되지 않겠지만, 읽어주신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6~9개 – 당신은 집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임이 분명해요. 이미 이 세계에 들어온 지 오래 되어 이 기사를 읽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에요.

10개 이상 – 이 기사를 읽는 것 마저도 귀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음악을 추천받아 들으며 산책해보는 것은 어떤지 조심스럽게 제안해보고 싶네요. 홀로 느끼는 바깥 공기도 나름 매력적인데..

 

새로운 것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듯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조금 무료해질 때 쯤, 무언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인디음악’을 접해보길 권해봅니다.

하지만 막상 '인디음악'에 빠져보려면 '홍대의 라이브클럽을 돌아다니거나 요즘 소위 말하는 '힙'한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런 일들은 너무 귀찮고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일이지 않나요?

나름대로의 고단하고 피곤한 하루 그리고 인간관계에 지쳐있을 당신에게 필요한 건 휴식입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할 땐 역시 이불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최고입니다. 포근한 이불 속에 누워 스마트폰 하나만 손에 쥐고 있다면 모든 준비가 되었습니다. 물론 맥주 한 캔과 과자까지 준비한다면 청출어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걸 원하는, 그런 당신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습니다.

 


 

Oui Oui (위위)
내 생각 (Feat. Wilcox)


Oui Oui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곡으로, 요 근래 필자가 매일 듣는 노래입니다. 필자는 원래 한 곡에 꽃히면 질릴 때까지 듣는 편인데, 피처링을 맡은 Willcox의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던 도중 피드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도입부부터 청각을 사로잡는 노래이니 의심하지 않고 들어도 좋습니다. 홀로 집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자정이 지난 새벽, 찌질(?)하다고 할 수 있는 감성이 터져나올 때, 여자 보컬의 담백한 목소리가 그런 감성을 촉진시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고, 그런 노래입니다.

 

 

 

 

오핑 (Offing)
Mushroom Wave

 

무기력한 듯 내뱉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 오핑의 신곡입니다. 신곡이라고 말하긴 뭐 한 부분이 2016년 그녀의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업로드했던 곡을 발매하게 된 것이라서요. 그러나 정식 음원 사이트에 풀린건 이번이 처음이니 신곡이라 할 수 있겠죠? 모두가 잠든 새벽, 살짝 열어둔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딱 요즘 같은 날씨에 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로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도 춤 추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데,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끄러운 곳에 가지 않아도, 이불 속에서 꾸물대고 고개를 흔들며 나름대로의 흥을 돋우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기분이 살짝 업 되었을 바로 그 때! 아까 맥주를 들고 있으라고 사전에 언급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른 냉장고까지 다녀 오셔야 합니다.

 

 

 

 

2xxx!
Girl, Interrupted (Feat. MISO)

 

이 노래는 집에 가까워올 때, 또는 집에 도착해서 씻고 눕자마자 들으면 위로가 되는 노래라고 할 수 있는데, Chill Hip-Hop의 사운드로 곡의 도입부가 개인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허하고 외로움이 감도는 집 안에 홀로 있을 때, 내 상황을 제 3자가 되어 지켜보며 우울을 공감하는 느낌이 드는 곡 입니다. 가끔은 내 처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공감해주는 것 또한 위로가 되지 않나요?

 

 

 

 

우효 (Oohyo)
청춘 (Night)

 

계속 감성에 젖은 상태로 이 새벽을 지새우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눈을 떠서 아무 곳으로 향하지 않아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현실은 잔혹하게도 우리 집순이, 집돌이들에게 외향적인 활동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내일을 또 버텨내려면 빨리 잠에 들어야 합니다. 앨범이 발매되었을 당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난 뒤 꼭 자기 전 필자 자신에게 선물해주었던 노래입니다. 물론 요즘도 가끔 한강 앞 산책로에서 하루를 마무리 할 때 듣곤 합니다. 전국의, 아니 세계의 집순이, 집돌이들 모두 고생 많았다고 보내는 작은 위로의 선물 같은 곡이니, 우리의 삶이 지향점이 되는 날까지 다같이 힘내봅시다.

 

 

 

 

위아더나잇 (We Are The Night)
깊은 우리 젊은 날

 

소설 ‘한여름 밤의 꿈'. 다들 한 번쯤은 읽어보시거나, 제목 정도는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깊은 우리 젊은 날’이라는 노래를 들어보셨다면 위아더나잇만의 매력이 담겨 있는 이 노래 또한 좋아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열대야로 길어진 밤, 우연히 만났던 상대임에도 오래 만난 친구 못지않게 생각과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아침 해가 뜰 때쯤 어둠과 함께 사라져 버린, 흐릿한 사진 같은 기억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억조작 같은 노래랄까요.

 

 

 

 

악어들 (Aggudle)
극장전

 

위에 곡들이 멜로디에 다소 치중하여 추천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면, 마지막 곡은 곱씹어 들을수록 매력적인 가사를 지닌 곡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검정, 파랑과 같은 우울을 나타내는 색을 통해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곡인 만큼 반복해서 들을 때마다 의미를 하나씩 찾아가게 되는 음악입니다. ‘가볍게 흘려듣기 좋은 노래가 아닌, 아티스트의 창작 의도와 과정을 생각하며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감탄하게 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사람인지라 우리들도 가끔은 고독 속에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반려견 혹은 반려묘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애착인형'을 추천해봅니다. 가까운 다이소나 마트에서 오천원 정도 투자하여 푹신하고 내 말을 무조건적으로 경청해주는 친구 하나 입양해서, 같이 일상을 나눠보거나 추천받은 노래들을 함께 들어보는 건 또 다른 소소한 행복을 안겨 줄 수 있거든요. 살짝 TMI (Too Much Information)이지만 필자 또한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애착인형도 있고, 새로 미니소에서 입양한 친구도 있습니다. 다음에 이 컨텐츠를 접하게 될 땐, 새 친구와 함께 좋은 음악을 나누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글쓴이: 임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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