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06월 19일 (화)

인터뷰

# 두인디 독자들에게 본인(신해경)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저번 달 ‘담다디’라는 싱글을 발매한 신해경이라고 합니다.

 

#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The Mirro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활동명을 바꾸게 되셨나요?

우선 주변 사람들이 ‘The Mirror’라는 이름이 입에 잘 안 붙는다고 얘기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 음악이 그때에 비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서 바꾸게 되었어요.

 

# 6월 22일 첫 단독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일단은 신기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나도 이런걸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요 근래 같이 일하는 엔지니어분도 생겼고, 예전 라이브에서 부족했던 면을 보충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이번 공연을 계기로 관객 분들이 제대로 만족하실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 기존 공연들과 다르게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나요? 이번 단독 공연을 기대하는 팬분들에게 감상포인트를 알려주세요.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곡과 과거에 못했거나 안 했던 곡들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전 공연의 스타일에서 조금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제 공연에 항상 와주셨던 분들도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 신해경 씨의 음악을 듣거나 다른 인터뷰들을 읽어봤을 때 완벽에 대한 일종의 강박 같은 것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모든 레코딩 과정과 믹싱까지 혼자서 해내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본인의 작업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싶습니다.

제가 일단 남 얘기를 잘 안 듣는 편이기도 한데요.(웃음) 처음 음악할 때 일단 ‘혼자 다 해야지!’라는 생각이 컸었어요. 그땐 딱히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도 없었구요. 그리고 또 기본적으로 제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런 작업 스타일이 고착화된 것 같아요. 그렇게 늘 혼자서 작업하던 제가 합주 또는 라이브 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걸 보면 스스로도 많이 새로워요.

 

 

# 혹시 솔로로 할 때의 장단점 같은 것이 있나요?

장단점보다는 원래 저는 혼자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공연에 대해서는 아직 배워가는 입장이란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음악을 만드는 작업, 즉 레코딩에 한해서는 혼자 하겠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사실 마스터링도 혼자 하겠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거기까진 제 영역이 못 되고, 믹싱만으로도 지금 너무 벅차요. 매번 바뀌지만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이 제 목표예요. 근데 나이가 들면 또 변하겠죠?(웃음) 그래도 지금은 ‘혼자 하겠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 사운드클라우드와 뮤지션리그에 업로드하신 ‘마법천사 루비' 오프닝 커버가 상당히 인상깊습니다. 그 곡을 커버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앨범을 발매한 후에 우연히 이 노래를 듣다가 만들었어요. 제가 원래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많이 좋아해요. ‘마법천사 루비’는 1999년에 KBS 2TV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인데, 당시 보면서 자주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유리가면’이라는 만화책이 있는데 제가 최근에 1권을 봤어요. 아, 근데 너무 제 스타일이더라고요.(웃음) 그걸 보고,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 친구들(등장인물)에 비하면 아직 내가 열심히 사는 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 1권만 본 건데도 정말 감명 깊었어요. 그 책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와.. 진짜 이렇게 열심히 사는구나..'

 

# 신해경 씨의 이상에 대한 애정은 이미 꽤나 유명합니다. 이상의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혹시 이상 외에 좋아하는 다른 문학가나 작품이 있다면?

사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가 많이 부정하고 다녀요. 전 단지 이상의 작품 전집을 한 두어번 읽어본 것 뿐이거든요. ‘The Mirror’때도 그 이름으로 활동한 계기가 밴드 ‘이상의 날개’의 문정민 선생님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제가 이상이란 작가를 좋아하게 된 건 맞아요. 하지만 이상이란 작가의 모든 면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과 화자가 갖고 있는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요. 글에서 느껴지는 무기력한 감정들을 좋아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 그런 이미지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되기도 하고요.

 

 

# 그럼 이상 말고 다른 좋아하는 작가나 문학작품이 있나요? 최근에 읽은 책이라던지.

요새 비틀즈 전기를 읽었고, 비틀즈 관련 영화 이런 걸 좀 많이 봤어요. 가장 최근에 읽은 건 ‘유리가면’이네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책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읽은 기억에 남는 좋은 작품입니다.

 

# 지난 4월 발매된 싱글 [담다디]에 대해 시인 김민정, 오은, 박준님이 쓰신 글을 봤습니다. 혹시 그 글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이나 구절이 있나요?

사실 세 분 다 대단하신 분들이셔서, 제 작품에 그런 글을 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했죠. 제가 원래 글을 분석적으로 보는 편이 아니라서요. 어느 한 분의 작품을 뽑기 보다는 좋은 글 써주신 세 분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지난 [나의 가역반응] EP 앨범에서 담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정규 1집에서 어떤 감정을 풀어나가실 지 살짝 여쭤봐도 될까요? 두인디 독자 분들을 위해 앨범에 대한 스포일러를 조금 부탁드려요.

 

[나의 가역반응] 같은 경우는 사실 제가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끼워 맞춘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정규 1집은 어느 정도 서사와 구성이 있어요. ‘속꿈, 속꿈’이 정규 1집 제목인데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이라는 구절을 따서 지었어요. 정규는 어떤 서사를 담고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 얘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들었고, 의식의 흐름이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던거죠. 저 스스로도 현재 제가 하는 음악에 지쳐가고 있거든요. 과거 느낌을 버린다는 것보다는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많이 모색하고 있어요.

 

 

# [나의 가역반응] 앨범아트가 신해경씨 음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서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앨범 커버도 이강혁씨와 작업할 의향이 있나요? 아니면 마음에 두신 일러스트레이터나 사진작가분이 따로 있으신가요?

어, 저는 음악 외에는 사실 신경을 많이 안써요. 그래서 근데 일단 이강혁 작가님이랑 작업을 하면 무조건 좋아요. 왜냐면 저는 그분의 사진을 전부 다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웃음) 근데 ‘누구랑 작업을 하면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은 거의 안해요.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 외의 다른 생각은 좀 뒤편에 있어요. 하지만 이강혁 작가님이면 항상 오케이입니다.

 

# 특별히 콜라보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인디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워낙 ‘나부터 잘해야지’란 생각이 강해서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해요. [나의 가역반응]도 6곡이고, 정규 1집도 아직 안 나왔는데 뭔가를 하는 건 이른 것 같아요. [속꿈, 속꿈]이 끝나면 콜라보레이션 같은 작업들도 좀 편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특별히 좋아하거나 작업할 때 영감을 준 영화가 있나요? 아니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까 ‘유리가면'에 감명을 받은 이유로 말한 것처럼, 저는 안되는 것을 하려고 뭔가를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되게 좋아져요. 그래서 영화도 그런 작품이 좋아요.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영화는 전부 좋아하구요. ‘인터스텔라'는 특히 엔딩 때문에 정말 좋아하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굉장히 좋아해요. ‘에일리언'은 전 시리즈를 다 볼 정도로 정말 대박이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인터스텔라’는 막상 영화관에서 봤을 땐 피곤해서 잤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근사해서 '왜 내가 잤었나' 싶더라구요. 또 저는 영화를 보고 인상 깊으면 계속 파고 드는 스타일이에요. 영화 제작을 어떻게 했는지, 몇 년도에 만들었고, 어떤 감독이 했고, 어떤 상을 탔는지를 다 확인해봐요. 그리고 ‘에일리언'이나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에는 숨어 있는 의미 같은 것이 많잖아요. 그런 걸 좋아해요.

 

 

# 최근 자주 듣거나 빠져 있는 음악이 있으시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은 비틀즈의 [Love]라는 리믹스 앨범이 있어요. 오늘 이거 들으면서 왔어요. 그리고 공중그늘의 ‘선'을 들었구요. 요 근래는 항상 듣던 것만 들어요. 제가 요즘 단독공연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하구요. 공중그늘은 정말 잘될 밴드라고 생각해요.

 

# 신해경씨의 음악을 듣다 보면 결핍이나 무의식의 발현 이라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요. 혹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읽어보셨나요? 인간의 본질적 정신 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으신 것 같아서요.

아뇨, 안 읽어봤어요. 솔직하게 말해서 저는 가사를 쓰면서 어떤 서사를 담지 않아요. 특별히 가사에 공을 많이 들인 노래도 ‘담다디'와 ‘몰락' 두 곡 정도예요. 서사를 담기 보다는 그냥 느낌을 담는 거예요. 가사를 제가 쓰지만 ‘이런 메세지를 담았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하기 창피해요. 왜냐면 실제로 안 그렇거든요. ‘몰락'에서도 몰락의 느낌을 살려서 써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나중에 쓰고 나서 보니까 이런 이런 내용이 있어서 노래 제목이 몰락이 된거죠.

 

# 주로 작업은 어느 시간대에 하시나요? 영감이 잘 떠오르는 시간이 따로 있나요?

영감을 받는다기 보다는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키고, 기타 치면서 노래하다가 ‘어!’ 이러면서 만들 때가 많아요. 그래서 ‘담다디' 곡 작업이 ‘앨범 여기에 이 노래를 끼워 넣어야지, 여기에 벽돌처럼 넣어둬야지'라는 생각으로 만든 게 처음이라 힘들었어요. 일상처럼 만들던 노래를 목표를 갖고 만드니까 어렵더라구요.

 

# 앞으로의 계획과 두인디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좋은 앨범을 내는게 가장 큰 목표구요. 항상 음악을 들어주시는 팬분들한테 정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또 두인디 독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요. 좋은 앨범 만들 수 있게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신해경 단독공연 <현대카드 Curated 43. 신해경>

날짜: 2018.06.22 (금) 8PM
장소: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입장료: 예매 44,000원
예매처: 멜론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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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박채연, 임정하
영어 번역 : 패트릭 코너, 조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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