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03월 0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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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 Phoenix Export Alliance

돌이켜 생각해보니, 소위 ‘음잘알’이 되고자 불철주야로 유튜브를 탐닉하던 시절에 나는 (한국 인디음악을 제외하고) 90퍼센트의 확률로 영미권의 음악을 들었다. 아무런 의심없이 피치포크를 위시한 ‘권위’있는 음악 리뷰 사이트들의 추천을 받아들였고,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영미권의 음악들로 꽉 차있었다.

슬슬 피치포크 뮤직들에 권태를 느낄 때쯤, 자연스레 아시아의 음악씬들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일본, 대만, 태국 등의 나라에 생각보다 훨씬 규모있는 자생적 씬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각자의 나라에서 인지도가 어느정도 쌓인 밴드들은 거의 예외없이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로 투어를 떠났고, 투어 국가 중 한국을 포함하는 밴드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자생적이고 독자적인 씬의 배경에는 낯선 동시에 익숙한 정취를 풍기는 음악들이 있었다.

탈식민주의 같은 거창한 이데올로기를 끌어들여서 글을 쓰려고 할 의도도 없거니와 할 능력도 안되고, 아시아의 다양한 나라들을 ‘아시아’라는 이름으로 퉁치며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으로 보려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지리적, 역사적으로 비슷한 배경에 있는 이들의 음악에 끌렸을 뿐이고, 그저 이 좋은 음악들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멋진 음악들을 듣게 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사실 아직 아시아의 인디음악 씬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지만, 한국의 인디음악 씬이 아시아의 멋진 인디음악 씬과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이 글을 시작한다. (그리고 꼭 투어 국가에 한국이 포함되길 바란다.)


 

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낙일비차)

ⓒTime Out BeijingⓒTime Out Beijing
 

Sunset Rollercoaster(落日飛車)는 2017년 성공적인 내한으로 한국의 인디음악 팬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그들은 2011년 첫 정규앨범 [Bossa Nova]를 내고 그 해 Summer Sonic 페스티벌까지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돌연 4년 동안의 긴 휴지기를 가졌다.

2015년 투어를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하고, 2016년 [Jinji Kikko]라는 EP앨범을 발매하였고, 전작과 달리 신스팝적인 요소를 추가한 EP는 다시 한 번 전 세계 인디음악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최근 ‘Cool of Lullaby’라는 싱글을 발매한 Sunset Rollercoaster는 2018년 6월에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하니 공연장을 찾아가 보면 좋을 것 같다.
* 3월 14일 두 번째 정규 앨범 [Cassa Nova]를 발매하였다! 링크


 

* 연관 한국 뮤지션 - 실리카겔, 파라솔 

 

 

 

Elephant Gym
(大象體操-대상체조)

ⓒBandwagon

가오슝 출신의 3인조 매스락 밴드인 Elephant Gym(大象體操)는 2012년 결성되었고 지금까지 한 장의 EP와 정규를 발매하였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Tif와 기타를 맡고 있는 Tell은 남매이고, 그들은 어릴적 어머니로부터 클래식음악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포스트록과 매스록 장르에 단단히 치이게(?)된 그들은 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그렇게 지금의 Elephant Gym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toe, tricot, mouse on the keys 등이 소속되어 있는 Topshelf Records와 계약하며 아시아 매스록 밴드로서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밴드이다.

3월에 대만에서 새소년이 출연하는 Megaport 페스티벌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니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공연장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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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a joins

ⓒBlow 吹音樂

deca joins는 4인조 인디록밴드이다. ‘deca’는 ‘퇴폐’를 뜻하는 decadent과 카페인제거를 뜻하는 decaffeination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대략 퇴폐접점(?) 혹은 디카페인접점(?)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그러나, 밴드의 공식 소개에도 ‘사실 특별한 해석의 방식은 없다’라고 말했으니, 억지로 해석하지 않는 것으로 하자.

로파이한 기타톤에 나른한 보컬이 만들어내는 멜랑콜리한 무드가 특징인 Deca joins는 60년대 록음악의 아이콘적인 존재인 Velvet Underground부터 인디음악 씬의 기린아 Mac Demarco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deca joins는 3월부터 홍콩과 대만 전역을 도는 투어를 진행 중에 있고 Chinese Football, Sunset Rollercoaster 등의 밴드가 함께 한다. 또한 Elephant Gym이 출연하는 Megaport에도 출연 예정이다.

 

* 연관 한국 뮤지션 - 파라솔, 오존 

 

 

 

Manic Sheep

ⓒBlow 吹音樂

2010년 결성한 4인조 밴드로 슈게이징을 기반으로 한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준다. The Album Leaf, Neon Indian 등의 대만 공연 오프닝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으며, SXSW, Clockenflap, Fujirock 등 유명 페스티벌에도 이름을 올렸었다.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고 일본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활발하게 공연을 하고 있는 중이다. 3월 23일 새소년의 첫 번째 해외공연에 함께 할 예정이라고 하니 체크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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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Ping Pong
(午夜乒乓-오야핑팡)

ⓒUnite Asia

(본인들의 소개에 의하면) Midnight Ping Pong은 따뜻한 빛을 두른 강속구 같은 밴드다. 펑크를 기반으로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려주지만 어딘지 모르게 노스텔직한 느낌이 든다. ‘따뜻한 빛을 두른 강속구’라는 의미는 그런 뜻이 아닐까싶다.

현재는 일본 밴드 Yogee New Waves의 대만투어의 공연과 Sunset Rollercoaster, Deca joins와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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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ean Us

ⓒBlow 吹音樂

Dream Pop/Shoegazing을 표방하는 I Mean Us는 2015년 결성한 신인 밴드이다. 아직 공식적인 앨범이 한 장도 없고 유튜브/밴드캠프/사운드클라우드 등으로 4곡의 데모음원만 발표한 상태이지만 현재까지 대만의 페스티벌들과 해외 밴드들의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를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앨범 발매를 위해 작업 중에 있다고 하니, 기대해보자.

 

* 연관 한국 뮤지션 - ADOY,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글쓴이: 김진
영어 번역: 조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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