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8년 02월 12일 (월)

인터뷰

# 옆에 있는 멤버를 소개해 주세요.

근홍: 제 오른쪽에는 ABTB의 드러머 강대희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락 드러머라는 말로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대희: 제 오른쪽에는 황린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지금 시대에 가장 떠오르는 핫한 기타리스트, 뭐든지 할 수 있다! 학업도 포기했다고 합니다.

린: 고등학교 자퇴하긴 했는데요. 그래도 검정고시를 쳤어요. ABTB의 얼굴마담이라고 해도 되겠죠? 제 반대편에는 전세계에 더 없는 보이스 ABTB의 박근홍입니다.

# 새해가 됐지만 2017년을 이야기 안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우선 16년 10월에 ABTB의 첫 앨범이 발매되고, 해가 넘어가던 그때에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부문상에 선정되었잖아요. 지난해 2017년은 ABTB 멤버분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한 해였는지 듣고 싶습니다.

근홍: 제 개인적인 사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일동 웃음)

근홍: 아홉수는 아니었지만 2017년까지 제 사주가 굉장히 안좋게 나왔어요. 2018년부터 운이 핀다고 하더라고요. 뭐 그렇다해서 ABTB가 한동안 다운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2017년은 ABTB의 성과를 어느 정도 확인한 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사실 17년에는 정규나 EP 활동 보다는 신중현 선생님 트리뷰트나 싱글곡 위주로 활동한 것 같아요.

대희: 우선 저희들끼리 정리한 부분이 많은 해였습니다. 2016년에 앨범을 준비하고 발매하는 과정에서 생긴 고민들을 가지고 17년에 활동을 하다가, 17년에 발매한 싱글 두 곡을 통해서 밴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조금씩 정립한 것 같아요. 그런데 공연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이 커요. 그래도 정리된 부분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한 해라고 돌이켜 보겠습니다.

# 17년 말, 싱글 ‘무임승차’ ‘이중사고’ 이렇게 두 곡이 연달아 나왔어요. 이 두 싱글에 밴드 아이 엠 낫의 양시온씨가 프로듀서로 참여하셨어요. 어떤 이유에서 자체 프로듀싱을 하지 않고 외부 프로듀서를 고용한 것인가요? 그리고 두 싱글들은 처음에 발매했던 곡들과 달리 어떤 차별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 차별점이 앞으로의 ABTB 행보에 어떤 이정표를 남겼을까요?

린: 일단 1집을 작업하면서 저희가 엄청 많이 싸웠어요. 특히 대희형이랑 혁조형이 다툼이 많았죠. ‘이건 아닌 것 같다.’, ‘저것도 아닌 것 같다.’ 이런 종류의 다툼들 말이죠. 그런데 프로듀서가 중심을 잡아주니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밴드 멤버들의 감정적 측면에서 소모가 덜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근홍: 예전에 노이즈가든 앨범이 새로 나왔을 때 그곳에서 베이스를 치던 시온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 다음에 굉장히 유능한 프로듀서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본인의 밴드 아이엠낫에 대한 좋은 평도 익히 들었고요. 그래서 언제 기회되면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시온씨가 프로듀서로 들어오고 린이가 말했던 것처럼 곡을 녹음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소모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1집 때엔 정신적 소모가 많으니까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작업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어요. 확실히 시온씨가 중심을 잡아주니 녹음이 굉장히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한 곡을 마무리하는데 하루면 충분했다고 할까요.

기존 작업 방식에선 한 파트 녹음에도 엄청나게 신경을 썼는데, 두 싱글의 경우, 즉흥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잼(즉흥연주)하듯 열린 자세로 녹음에 임했습니다. 1집은 프리 프로듀싱이 있었다라고 한다면 두 싱글은 락밴드 본연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즉흥적인 요소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넘치는 에너지를 많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무임승차 같은 경우 헤비한 느낌이 잘 나올 수 있었던 게 즉흥적으로 나온 연주를 크게 가공하지 않아서 로우한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될 수 있었어요.

# 그럼 지금 새로운 곡들을 작업 중이신지요?

근홍: 지금 구상 중에 있습니다. 1집 때 ABTB가 하드록 밴드라는 인상을 많이 받으신 것 같아요. 근데 재미있는 게 우리 멤버들 중 하드록을 좋아하는 멤버가 없어요. 2집에서는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표현하고 싶어요. 소울 등 다른 느낌의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영국 밴드 퀸도 굉장히 다양한 음악을 하면서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렇게 다채로운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갖는 것이 2집 구상의 큰 틀이예요.

# ABTB와의 첫 인터뷰인 만큼 밴드의 처음 시작 얘기를 안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결성은 14년에 박근홍, 강대희, 장혁조 세 분이 하셨는데, 막상 활동은 15년에 활발히 하셨고, 16년이 되서야 정규앨범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 활동을 하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나요?

근홍: 초창기에 기타리스트 자리에 변화가 많았어요. 민혁이는 물론 처음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015년 중순이 되서야 린이가 들어오면서 전체적인 라인업이 완성되었어요. 그때부터 앨범 녹음을 시작하게 된 거죠. 겉으로는 시간이 걸린 것 같지만, 여러 조건 속에서 저희는 나름 빨리 결과를 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황린씨가 중간에 들어오셨는데. 밴드 내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또, 아무래도 소위 짬 차이가 나는 대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린: 처음에 ABTB 기타를 뽑는 오디션이 있었어요. 그 날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근데 막상 멤버가 되고 나니 형들이 따뜻하게 챙겨줬어요. 이 형들과 연주하면서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단 걸 깨닫고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ABTB는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이미 인디 신에서 잔뼈가 굵은 세 분과 두 젊은 기타리스트가 멤버로 같이 있다는 점이에요.

린: 민혁이형은 저와 굉장히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는 기타리스트에요. 오히려 이 색깔의 차이가 기타 두 대의 매력을 더 폭발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연주에 대한 어프로치가 다른데, 한 곡에서 다른 성질의 연주가 모였을 때 나오는 하모니가 ABTB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희: 쓰래쉬나 데스메탈의 경우 칼 같이 맞는 두 대의 기타가 연주의 덕목이지만 저희는 그런 연주를 지향하는 밴드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민혁이는 영국적인 느낌이 강한 기타를 연주하고 린이는 미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연주를 하고 있어요. 그 두 명의 각자 느낌이 모나지 않고 맞아 떨어진다는 것 그게 ABTB의 매력이라는 부분에 저 역시 동의를 하는 편입니다.

# 그럼 ‘짬 마왕’ 세 분은 어떻게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영건들을 멤버로 같이 하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근홍: 다른 거 없었어요. 음악이 기준이었습니다. 민혁이가 처음에 왔을 때, 민혁이의 정교한 연주가 우리 음악의 중심을 굉장히 잘 잡아줬어요. 그리고 린이가 들어왔죠. 민혁이가 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정적인 기타리스트라면 린이는 활개 치는 기타리스트에요. 아무리 자유롭게 기타를 연주한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규격이나 규칙이 밴드 음악에는 있는데, 이 오묘한 경계를 잘 지켜가면서 연주를 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첫 정규앨범을 준비하면서 두 기타리스트가 있으니 ABTB의 결성 초창기에 있었던 아쉬움들이 다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정말 많이 고생을 했거든요 두 친구들이. 내가 저 나이였다면 진작에 도망갔을 텐데.

(일동 웃음)

# 그렇다면 ABTB의 곡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근홍: 1집까지는 기본 아이디어는 베이스의 혁조 형이 다 가지고 왔었어요. 그러면 나머지 멤버들이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멜로디와 가사는 제가 쓰고요.​

# 근홍씨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이미 보컬로서 입지가 탄탄하셨는데 새로운 멤버들과 작업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 있어서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근홍: 게이트 플라워즈에 있을 땐 멤버 모두가 자유방임제도 안에서 움직였어요. 그 말인 즉슨, 제 맘대로 해도 크게 문제되는 부분이 없었죠. 그런데 ABTB 같은 경우 다른 멤버들의 피드백이 많아요. 노래를 부르는 입장에서 여타 의견들이 기분 상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공통된 목표의식에서 나온 충고들이니까요.

린: 곡 작업할 때, 서로 다투면서 삐지는 경우를 저는 옆에서 많이 봤어요.

근홍: 아니, 그렇게 말하면 불화가 큰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 다들 성격이 생각보다 드세지 못해요. 그래서 토라진 마음이 들어도 일단 작업을 하고 봅니다. 그리고 작업이 끝났을 때 멋쩍게 ‘아까는 미안했다’ 이런 식으로 멤버들끼리 마음을 풀어줍니다.

대희: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열띤 토론이지만 문을 닫고 나가면 다 쿨하게 잊고 나가야 해요.

# 그러면 혁조/근홍/대희님은 그 이전의 커리어가 굵직했던 멤버 분들이에요. 세 분이 의기투합을 했을 때, 그럼 이전에 있었던 밴드들은 다 해체인 것인가? ABTB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닐까? 와 같은 얘기들이 있었는데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근홍: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언젠가는 다시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겠죠? ABTB가 만들어진 것이 전에 각자가 몸 담았던 밴드에 불만이 있어서 만들어 진 건 아니니까. 그냥 제 개인의 음악적 이상에 더 가까운 밴드가 지금은 ABTB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ABTB에 전념하고 싶어요.

# 정규 1집은 정통 록에 가까운 음악이었습니다. 평단의 좋은 반응이 있었지만 멤버 분들은 나름의 리스크를 떠 안을 수 있는 테마였던 것 같아요. 이런 스트레이트한 록 음악이 소위 ‘고인 물’ 같이 올드한 대접을 받는 현상이 있으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던한 요소를 동시에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정규 1집이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멤버분들의 어떠한 음악적 노력이 있었을까요?

근홍: 제가 기다렸던 질문입니다. 정말 고뇌를 많이 했었던 질문을 해주셨어요. 하드록 팬이 국내에 거의 없는 상황에서 모던하게 음악이 가야한다, 라는 강박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전에 활동하던 밴드들이 있는데, 그 연주 경력들에 걸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까봐 부담을 느낀 부분도 컸습니다. 모던함과 연주의 정교함 그리고 음악 외적으로 대중성을 가지는 것 이러한 많은 요소들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희 밴드 이름(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같이 말이죠.

대희: 근홍이가 말했듯이 항상 엄청난 고민을 해요. 1집을 작업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 같은 경우 1집이라는 결과물이 나오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느냐 아니면 그런 흐름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의 본연의 것을 표현하느냐 이 두 갈래 길에서 어느 정도 노선이 정립이 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일단은 우리는 시대의 흐름을 아둥바둥 쫓기 보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자라는 노선을 모두가 택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화두를 던져보겠습니다. 소위 헤비니스 음악이 지금의 음악 시장에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고 또, ABTB는 헤비니스 음악에 어느 정도 애착이 있는 분들이 모인 밴드로 알고 있습니다. 2017년 해외에서는 헤비니스 음악이 나름의 성과가 있었어요. 당장 그래미 록 부문에서 메탈리카와 퀸 오브 스톤에이지 등이 후보에 올라있기도 하고요. ABTB는 이런 시대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근홍: 사실 ABTB의 음악은 헤비니스 음악이 아니에요. 해외의 기준에서 우리의 음악을 듣는다면 아메리칸 모던 록에 더 가까울 거에요. 아니면 포스트 그런지이려나?

# 맞는 말이긴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인디 록의 대부분이 사실 해외의 관점에서는 대중음악 영역에 더 가까운데 말이죠. 그럼 ABTB가 헤비니스 단어를 연상시키는 부분은 팬 분들의 분류에서 오는 인상일까요?

근홍: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희가 헤비니스 음악이 아니라고 해도 그 분들은 우리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니까 말이죠. 우리가 20대 어린 밴드도 아니고 이러한 장르 갈래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부분이 없어요. 다만 ABTB는 늘 그 경계에서 고민을 하고 있어요. 헤비한 사운드의 곡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 앞으로 이런 음악을 해야 하나?’ 혹은 ‘우리 스스로를 한정시킬 수 있으니 좀 소프트하게 연주를 해야 하나?’와 같은 경계에 서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비니스 음악의 반등은 저희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일단 전체 파이가 커지는 거잖아요. 음악적 다양성이 넓어지는 것이고. 그렇다면 ABTB가 할 수 있는 음악적 자유도가 더 커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는 아닙니다만 푸파이터스 같은 밴드를 보면 헤비하기도 하지만 굉장히 대중적인 밴드잖아요. 푸 파이터즈 같은 밴드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정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죠.

# 그렇다면 ABTB의 가사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ABTB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 밴드입니까?

근홍: 가사는 보통 제가 전담을 하지만 구글 드라이브 문서 같은 걸로 중간에 피드백을 받아요. 하지만 전반적인 메세지에 관한 피드백은 아니죠. ABTB 가사가 어떤 세태를 풍자하고 견지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정치적인 것은 아닙니다. 저는 늘 정치적인 메세지가 노래를 이끄는 음악을 썩 좋아하지 않았어요. 사실은 제 개인의 이야기에 가까워요. 무언가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으면서 자신은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듯이 관조하고 있는 모습들이 븅신 같아 보인다는 것이 제 가사의 전반적인 기조에요. 무임승차 같은 경우는 좋은 예이죠. 굉장히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름의 탄생 배경이 있어요. 제 마음에 굉장히 안 드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마음에 안 드는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그 대상이 내리터브를 가지고 서술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가사를 적었습니다. 무임승차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제가 싫어하는 그 대상입니다.

# ABTB가 생각하는 ABTB의 대표곡 혹은 멤버들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곡들을 알려주세요.

린: 대표하는 곡이라면 역시 ‘Artifical’입니다. 제가 ABTB와 함께 처음을 시작한 곡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할렐루야’입니다. ‘할렐루야’의 메탈코어를 연상시키는 연주와 대희 형의 트윈 드럼 소리가 너무 시원합니다.

대희: 역시 저도 ‘Artifical’이 우리를 대변하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제플린’? 이 두 곡이 지금까지 ABTB를 대표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돼요. 연주할 때 가장 재미있는 노래는 의외로 ‘Love Of My Life’라는 곡이예요.

근홍: 보컬리스트의 관점에서 ‘제플린’이라는 노래가 ABTB의 노래 중에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1집 마지막 수록곡 ‘Complete’라는 곡에 많은 애착이 갑니다. 아쉬운 마음이 느껴지는 곡이거든요.

# ABTB의 첫 정규앨범을 LP로 발매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아마 트랙 수를 보아하니 더블 앨범이 될 텐데. 지금 한창 ‘힙’한 아이템이 바이닐이긴 해요. 유행을 타면서 문을 닫았던 공장들이 다시 재개를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ABTB는 이러한 흐름에 바이닐을 내고 싶어하는 밴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바이닐 발매용으로 따로 마스터링을 해야 되고 생산 단가도 꽤 높다는 리스크가 있는데 굳이 LP를 발매하게 배경은 무엇인가요?

근홍: 바이닐은 락밴드들의 꿈 아닐까요? 그전엔 레드 제플린 같은 밴드들이나 더블 앨범을 내는 줄 알았는데. 사실 쿨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데... 1집이 제 개인적인 음악적 만족도에 비해 대중적으로는 큰 반응을 받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LP 발매로 조금이나마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싱글 두 곡이 포함되는데 이 곡들은 디지털 싱글이었잖아요. 이 두 곡이 어떤 피지컬한 형태를 갖게 되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대희: 저희 1집 마스터링을 할 때 아예 음반용과 LP용 마스터링을 따로 준비해 놓은 상태였어요. 당시에 바로 낼 마음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LP를 낼 것이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준비해 놓았던 것들이에요. 그 시기에선 말이 많았지만 아무튼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린: 저는 LP를 처음 들은 게 대희 형이 LP바를 데려갔을 때에요. 요즘 시대에 바이닐은 음반이라기보다는 MD의 측면에서 지니는 의의가 큰 것 같아요. LP가 우리 세대한테는 새로운 거니까요.

# 12월에 단독 공연하셨잖아요? 연말 단독 공연 어떠셨나요?

근홍: 연말 공연은 밴드들을 항상 설레게 하는 주제죠. 사실 저희가 싱글 두 곡을 내고 나서 제대로 한 단독 공연이 없었고요. 한 해를 매듭 짓고 싶었어요. 12월 공연을 준비하는게 영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어요(웃음). 늘 공연을 준비할 때 마다 불안한 것이 ‘과연 우리 공연을 누가 보러와 줄까?’인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저희를 꾸준하게 찾아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각자 활동하는 영역(곽민혁은 바이바이배드맨의 기타리스트, 황린은 해쉬의 기타리스트이다)이 따로 있는데, 멤버 다섯 분은 일정 조정을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근홍: 많은 밴드들이 비슷하겠지만, 적어도 하루 정도 ABTB를 위한 고정적인 날은 가지자! 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각자 숙제를 하듯이 ABTB를 위한 개인 작업을 사전에 준비하고 교환해서 합주 날에 구현을 하는 거죠. 다행히 해쉬와 바이바이배드맨이 작업하는 기간에 우리가 큰 활동을 하는 시기가 아니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우선 원하는 만큼 공연하기가 너무 힘드니까 말이죠. 그래서 밴드 포맷을 다르게 가져가는 공연이나 편곡을 준비한다거나 셋을 다른 형태로 준비한다거나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열심히 구상하고 있습니다.​

# 2017년 ABTB의 가장 인상적인 활동은 신중현 선생님 트리뷰트, 그리고 cj 아지트에서 프리 프롬 올과 함께 진행된 공연 등이 있었어요. 위 공연들은 어떻게 진행이 된 건가요?

근홍: 이승환 형님 같은 경우, 전에 오프닝 밴드로 ABTB를 섭외하기 위해서 연락 주신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CJ아지트에서 진행한 파이트 클럽이라는 기획 공연에 저희가 참여하게 되면서 기타도 빌려쓰고 인연이 생겼어요. 이승환 형님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사실 음악계 선배라는 모호한 관념 안에서 본인 돈을 쓰면서까지 후배들을 위한 공연 자리를 챙기는 그 모습이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정도로 존경스러워요. 어떨 때는 정신병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들어요. 신중현 선생님 같은 경우는 CJ의 기획 아래서 진행되었어요. 참여 권유를 받고 난 뒤 연주할 곡을 결정하기 위해 신중현 선생님의 전 곡을 들어보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 ‘생각해’라는 곡을 점 찍어 두었다가 하게 되었습니다.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을 다시 한 번 듣게 되면서 존경심을 갖게 되고, 또 그 노래로 연주를 한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었죠.

린: 저는 기타리스트잖아요. 뒷풀이 때 신중현 선생님을 뵈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대희: 민혁이랑 린이랑 신중현 선생님이랑 찍은 사진이 있는데 우리 기타리스트 둘이 너무 귀엽게 나왔어요.

근홍: 뒷자리에서 얼마나 정정하시던지 끝까지 자리를 지키시더라고요. 저보다 더 건강하신 것 같았어요​.

# 마지막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ABTB는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근홍: 일단 새 앨범을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대희: EP를 낼까, 정규 2집을 낼까 고민했는데, 결국 정규 2집을 내고 싶어요. 그렇게 정리가 되었어요. 조만간에 올해 활동 계획을 정리하는 ABTB 자체 미팅이 있을 예정이에요. 그 모임 뒤에 방향이 잡힐 것 같은데. 공연은 지속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공연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근홍: 사주나 타로카드 어플, 다 확인했는데 올해 운수가 좋아요! 작년에 블로그에 글도 쓰고, SNS에서 여러 설전도 치르고, 또 팟캐스트 때문에 많은 맘고생을 겪었지만 그 시기에 그냥 음악에 전념해서 결과물을 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후회가 있어요. 올해는 최대한 음악을 하는 게 목표에요. 사소한 것들이라도 음악적으로 성과를 많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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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자 : 김재면
영어 번역: 조영국
교정 : 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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