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된 날짜 2017년 10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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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의 전설이자 영원한 우상 밥 말리. 토속 음악과 리듬앤블루스가 결합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인 레게로 전세계에 널리 이름을 알린 그는 흥겹고 아름다운 선율과 혁명적인 노랫말로 평화를 이야기했다. 말리는 수도 킹스턴의 악명 높은 빈민가 트렌치타운에서 태어나 고된 삶을 살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성과 배포 큰 이상을 동시에 품었던 제3세계의 영웅이다. 오늘은 이 땅 한국에서 음악으로 ‘월드-피쓰'를 외치는 스카, 레게 장르 아티스트들, 말리의 아들딸들을 소개해본다. 아참, 글을 시작하기 앞서 고해성사를 하나 할까 한다. 사실 나는 스카와 레게를 잘 알지는 못한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많이 듣지는 못했다고 해야겠다. 예컨대 내가 레게를 가장 많이 듣는 순간은 아마 레게치킨에 가서 레게커리치킨과 맥주를 먹을 때인 것 같다. (그래도 거기 갈 때마다 한 세 시간 정도는 듣는다) 그렇기에 이번 Top 7 아티스트는 마음이 가는 대로 골랐다. 선정도 내 마음대로, 선곡도 내 마음대로, 평도 내 마음대로, 소개 순서도 내 마음대로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멋진 음악을 같이 들어보자는 취지로 작성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 주시기를 바란다.

장르별 탑 세븐 시리즈 기사를 모두 읽어보세요:

한국 탑 7 펑크 아티스트(2016)
한국 탑 7 일렉트로닉 아티스트(2016)


1. 김반장과 윈디시티

유튜브 서핑하다 가장 가슴에 와닿은 댓글 중 하나를 인용한다. ‘오래된 된장의 담백함, 야자수 열매의 냄새 그리고 No MSG for sure. Like you guys a lot!’ 판소리 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가도 레게의 고장 본토에서 온 것 같기도 한 김반장의 목소리는 가시 돋친 듯 허스키한 한편 엄마의 자장가처럼 다정하다. 가사는 얼핏 보면 소년스럽지만 어떻게 보면 천수를 누리는 산신령이나 현자 같다. ‘진정한 코리안 소울로 복을 전도하고 잔치를 벌이는' 이 밴드의 진가는 라이브다.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듯 소리를 주고받는 찰진 드럼과 베이스, 레게에서 가장 중요한 스끼다시인 보컬의  딜레이 사운드까지 모두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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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선택과 소울소스

어떤 이들은 레게를 뜬구름 잡는 음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처절하게 인간이 사는 생활양식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의식주'에 발을 딛고 있는 음악이야말로 레게다. ‘천국이 어디 따로 있느냐, 남의 등 쳐먹지만 않아도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 미운 놈도 언젠가는 예쁘게 바뀔 수 있는 이 곳이 바로…’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음악들은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이자, 주변의 아는 언니나 형이 조언해주는 삶의 자잘한 갖가지 경험들, 또는 따스하게 등을 토닥여주는 아버지의 손길이다. 이들의 손끝에서부터 우리의 귀로 퍼져 들어오는 리비도의 향연은 ‘희노애락’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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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루드페이퍼

기분이 무척 업되어 있을 때 이들의 노래를 몇 곡 들어본다면 당신은 아마 단전으로부터 가슴으로 올라오는 꿀렁꿀렁한 웨이브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루드페이퍼는 다채로운 음악색을 뽐내며 레게와 여타 장르를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사회에 던지는 칼침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들도 친구와 수다떨듯 가볍고 편하게 풀어나간다. 이 ‘종이로 된 무례한 외계인’들은 한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서부터 돈이 전부가 되는 길거리의 생활, 현대 사회의 민주주의까지를 섬세하고 직관적인 가사로 묘사하며 터프한 목소리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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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카웨이커스

정통 스카의 고집스런 장인 ‘스카웨이커스' 는 부산 토박이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 이들은 2014년 레이블 ‘루츠레코드(roots record)'를 설립, 첫 앨범인 <Riddim of Revolt>를 발매했다. 앨범 발매 전국투어에서는 부산 대표밴드의 위용을 과시하며 각 지역에서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았고 뉴제너레이션오브 스카 페스티벌, 더 라이즈어게인 레게뮤직페스트 등에 출정하기도 했다. 이들이 ‘스카로 사람들을 일깨우겠다'는 뜻으로 지은 밴드 이름과 같이, 밴드는 단순히 신나는 음악만이 아니라 청자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건드리는, 즉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추구한다.  'This is Ska'라는 곡은 스카웨이커스의 음악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준다. ‘쓸데없는 겉치레에 신경쓰기보다 사상과 철학을 노래하는 것, 대안없는 비난과 욕설보다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허무와 다다(dadaism)앞에 주저앉기보다 희망과 낭만을 노래하는 것, 썩어빠진 세상앞에 무릎꿇기보다 사람답게 살기위해 투쟁하는 것. 이것이 스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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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우스카니발

‘섬 음악’의 진가를 보여주는 사우스카니발은 제주를 기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카 팀이다. 이들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로 듣는 사람의 귀를 간지럽혀 주는 팀으로, 절로 발을 구르고 어깨를 들썩거리게 되는 신비한 정기(?) 또한 가지고 있다. 한국은 홍대 이외의 지역에서 밴드활동을 이어나가기가 무척 힘들 정도로 홍대 부근에 공연장이 밀집되어 있고 기획공연도 대부분 홍대에서 이루어지는데, 사우스카니발은 제주 로컬 씬의 호위병이자 선구자라 불릴 정도로 제주 씬에서 밴드음악의 주춧돌을 단단히 내려놓아 터를 잡은 ‘제주 터줏대감'이다. 전국의 모든 밴드가 좋은 환경에서(꼬집어 말하자면 서울도 인디펜던트 음악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 도시라고 할 순 없지만) 음악할 수 있는 그날까지 사우스카니발은 열심히 그들만의 음악을 할 것이다. 오로지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 그것을 끊임없이 찾고 또 갈고 닦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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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킹스턴 루디스카

선이 굵은 멜로디와 쫄깃한 리듬으로 거부감 없이 듣는 이들을 춤추게 하지만, 애절하고 구슬프게 가슴을 애잔하게 울리는 묘한 매력 또한 가진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는 스카가 ‘슬픔 안에 더 깊은 슬픔을, 기쁨 안에는 더없이 흥겨운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라며 스스로를 ‘흥픈' (흥겹고 슬픈) 스카밴드라고 소개한다. 킹스턴루디스카가 국내에서 아직은 생소한 장르로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에 이름을 올리는 '핫'한 인디 밴드이자 인디신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자리잡는 데는 앞서 말한 왠지 모를 애잔함 그리고 파티적인 요소가 다분한 흥취가 골고루 섞인 작품들을 대중에게 마땅히 전달해준 것이 이유로 있었을 것이다. 한두 번 듣는다면 천안 삼거리에 축 늘어진 능수버들처럼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인 음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이 스카음악의 잔칫집 한가운데로 들어가 다시 귀를 열어보자. 호랑이처럼 사납고도 매섭게 몰아치는 이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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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피 피플

‘해피 피플’은 지난 2015년 부산음악창작소 신인공모에 당선된 이후 꾸준한 공연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며 사랑받고 있으며 베트남 호치민, 태국 방콕 등지로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이들은 짭쪼름한 바닷내가 물씬 나는 소위 ‘부울경(부산울산, 경남권)'의 레게씬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며, 레게 사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특색있고 경쾌한 스타일로 소화해 내는 밴드다. 달리 특별히 행복한 사람이 세상에 어디 따로 있으랴.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이 바로 행복일 게다. 이들이 밥 말리의 ‘Stir It Up’을 커버한 노래를 들어본다면 행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All you got to do, baby, (니가 할 일은 그저, 베이비) Is keep it in, eh! (계속 하는 것, eh!) 앞으로도 해피 피플의 행복한 행보를 기대해본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wuukk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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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예솔
영어번역: 노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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